주호민-이말년 ‘번아웃’이 발목잡았다…유튜버들의 ‘고충’

이선명 기자 2023. 4. 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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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년에 이어 동료 웹툰작가 침착맨도 방송 활동을 중단하며 휴식기를 선언했고 유튜브 창작자들에 대한 ‘번아웃’ 등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절친’이자 유튜브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던 웹툰작가 주호민과 이말년이 동시에 개인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주호민은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방송 활동 중단을 발표했다. 그는 “제가 방송활동을 줄이고 주부로 지내보고 싶어 이렇게 ‘휴방’ 공지를 내게 됐다”며 “기한은 잘 모르겠다. 주부가 적성이 맞으면 생각보다 오래할 수 있고, 너무 재밌는 이야기가 떠올라 근질거리면 방송을 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급작스러운 활동 중단 소식이다. 해당 게시글 댓글에는 주호민의 선택을 지지하는 의견과 그를 보지 못해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비슷한 시기 동료이자 함께 방송을 진행했던 이말년도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현재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이말년은 지난달 5일 자신의 커뮤니티에 “이번주부터 (트위치 및 유튜브 방송을)3주 정도 쉰다”며 “정신적으로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요즘 내 행동에 대한 반응이 예상이 안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의 행동이 의도와 다르게 모두에게 전달되는 것이면 제 문제가 맞겠다. 다른 사람에게 내 의도가 잘 전달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니 내 감정 표현 기준에 대해 신용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요즘 감정적으로 혼란스럽다. 고장난 것 같다. 쉬면서 점검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말년은 자신이 ‘번아웃’을 겪고 있음을 토로했다. 그는 “내가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아니기에 잘 모르겠지만 감정의 영점이 잡히지 않는 것이 번아웃 증상 중 하나라면 번아웃이 맞다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주호민과 이말년을 비롯해 수많은 유튜브 스타들이 번아웃 고충을 전하며 방송 활동을 일시 중단한 적이 있다.

구독자 1억명을 돌파한 유튜버 퓨디파이는 “지쳤다”며 과거 유튜브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코미디듀오로 유명한 쌍둥이 형재 이선, 그레이슨 돌런도 유튜브 활동을 줄이겠다고 한 적이 있다. 이들도 번아웃을 호소했다.

수전 위치츠키 당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도 크리에이터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자신을 잘 돌보고 회복에 추자하라고 권유하고 싶다”며 휴식을 권고했다.

외신에 이에 주목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유튜브 최고 스타들이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다며 “성공한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요구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마모돼 이 플랫폼과 연결을 끊기로 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들이 번아웃에 빠지기 쉬운 구조인 것도 지적됐다. 유튜브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의 작동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더 많은 페이지 뷰를 올리고 자주 동영상을 올리는 계정이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가장 최신 동영상에 트래픽을 몰아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콘텐츠든, 플랫폼이든, 차량호출 서비스든 많은 사람이 정규직 혜택 없이,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언젠가 처벌할 수 있는 두려움을 안은 채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유튜브 창작자들이 번아웃에 쉽게 빠지는 이유로 ▲진입장벽에 낮아 후발주자에게 언제든 추월당할 수 있다는 압박감 ▲본인을 대체할 실무자나 시스템이 없다는 점 ▲연차나 퇴직금이 없어 체력이 허락할 때 최대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점 ▲악플과 열등감, 순위 경쟁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등을 꼽았다.

이말년은 지난달 31일 다나카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지금의 사랑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고민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고민을 예전에는 안 했는데 하게 되더라. 채널이 사라지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욕심이 더 들었다”며 “그러면서 제가 밸런스가 망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방송 활동을 중단한 것에 대해 이말년은 “(방송을)놔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많이 했고 채널은 잘 되고 있었지만 힘들었다”며 “기세가 꺾이면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제가 먼저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고 했다.

또한 “(방송을)좋아서 하는 건지도 계속 점검을 하게 됐다. 뭔가 아까워서 하는 건지 계속 생각했다. 그래서 오락가락한 것 같다”며 “저만 특별한 존재가 아니니, 결국 방송에 복귀 자리에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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