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 늘어난다…갑천습지·이길리습지, 보호 지역 지정 절차 착수

대전 갑천습지와 강원 철원군 이길리습지가 올해 안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로써 내륙습지 면적이 137.39㎢에서 139.72㎢로 1.7% 늘어난다.

환경부는 대전시와 철원군의 요청으로 갑천습지와 이길리습지에 대한 습지보호지역 지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습지는 생물과 자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가 크다. 전 세계 생물 종의 40% 이상이 서식하고 있으며 토사와 물을 저장해 홍수를 조절하는 등의 역할도 한다. 실제로 습지 1㎡는 물 1.5㎥를 머금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대전시의 갑천습지는 퇴적층이 발달한 습지로 면적이 약 0.96㎢(축구장 134개)이다. 총 49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반도 고유종인 쉬리·돌마자·얼룩동사리·키버들·왕벚나무·강하루살이·주름다슬기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고니·혹고니·호사비오리·미호종개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삵·대모잠자리, 천연기념물인 원앙·황조롱이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철원군의 이길리습지 또한 생물종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다. 국립생태원의 ‘2021년 내륙습지 정밀조사’에 따르면 이길리습지의 면적은 축구장 약 192개에 맞먹는 1.37㎢로 천연기념물 ‘철원 철새도래지’를 포함한다. 이외에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흰꼬리수리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묵납자루·삵·독수리·재두루미 등 557종의 생물이 서식한다고 알려졌다.

환경부는 제4차 습지보전 기본계획(2023~2027년)을 통해 내륙습지보호지역을 15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갑천습지와 이길리습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내륙습지는 137.39㎢에서 139.72㎢로 늘어나게 된다.

습지보호지역은 습지보전법 제13조에 따라 인공구조물 신축 및 증축, 흙·모래·자갈·돌 채취, 광물 채굴 등이 금지된다. 습지보호지역 지정 시에는 지역주민 여론을 수렴하는데 갑천습지의 경우 지난달 31일까지 공청회 등 의견수렴절차를 거쳤다. 이길리습지에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대한 의견수렴절차는 준비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탄소흡수원인 습지가 기후변화에 도움을 주려면 일단 잘 보전돼야 한다”라며 “습지를 보전하려면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