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5년 만에 26% 늘 것”
[앵커]
65살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앞으로 5년 안에 26%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할 수밖에 없는 고령 인구가 계속 늘고 있어선 데요.
현재 나온 대책은 고령자들이 면허를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것뿐이라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인구 5명 중 1명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운전하는 노인들이 늘면서 교통사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승용차 한 대가 역주행합니다.
경찰이 갓길로 유도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무려 7km를 역주행했습니다.
트럭이 조합장 투표소를 덮쳐 투표 순서를 기다리던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습니다.
대형마트 주차장 5층에서 택시가 건물 벽을 뚫고 20m 아래 도로로 추락합니다.
차량에 타고 있던 택시기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13명이 다쳤습니다.
3건의 교통사고 운전자는 모두 70대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일흔 살 이상이 되면 위기에 대응하는 반응 시간이 배 이상 걸린다고 분석합니다.
젊은 사람은 보통 120도 정도 나오는 시야각이, 고령 운전자는 절반 정도로 좁아집니다.
이렇다 보니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을 못 볼 확률이 높아진다는데요.
[장효석/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시야각이 좀 좁아지거든요. 그리고 돌발 상황에 대해서 인지를 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기도 하고…."]
인적 피해가 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1년 기준 3만 건이 넘습니다.
4년 사이 20% 가까이 늘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24%가량은 고령 운전자가 운전한 차량에 의해 발생했습니다.
10년 새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노령화가 빨라지면서 이 추세는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6년엔 26% 가까이 증가할 거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단순히 고령 인구 수가 늘어나는 것에 더해 경제활동을 하는 고령 취업자 수가 23%나 증가하면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 운전자들이 스스로 면허를 반납하면 교통카드나 지역 화폐 10만 원가량을 주는 '면허 자진반납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면허를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는 100명 가운데 3명도 되지 않습니다.
[택시기사/60살/서울시 서초구 : "실효성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10만 원 준다고 그래갖고 운전하시던 분이 반납을 할 리는 없는 거고, 안 하시던 분이면 반납을 할 것 같은데 그게 별 의미가 있나요."]
생계를 위해 운전을 해야 하거나 대중교통이 열악한 경우 운전대를 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우섭/경북 포항시 신광면 : "버스는 시간이 너무 늦고 잘 맞지 않고 또 무슨 물건을 운반한다 해도 버스에 실을 수도 없고 해서 아직까지 농촌에서는 (면허가) 절대 필요하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의 고령 운전 규제 조치를 참고할 만 한데요.
일본은 2017년 비상 자동 제동장치 설치 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고령자들이 이 제동장치가 장착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국은 고령 운전자 관리에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주마다 운영 방식이 다른데, 대개 의료 검진과 함께 필요한 경우 도로 주행 시험을 다시 치르도록 합니다.
우리 정부도 운전 능력에 따라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규제 강화에 앞서 고령층을 위한 교통 대책과 함께 정기 적성검사를 실제 운전 능력 평가로 바꾸는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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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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