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놓고 충돌…野 "해군 건강 우려"vs 與 "광우병 괴담"

정윤아 기자 2023. 4. 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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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민주당 "2011년 美항공모함 탑승자 희귀병 걸려"
국민의힘 "문재인 정권 때는 도대체 뭘 했느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4.0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여야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놓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함정에서 일하는 해군이 방사능이 오염된 바닷물을 정수해 먹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광우병 수준의 괴담"이라고 고성을 지르며 맞받았다.

국회 국방위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해군 함정에 있는 우리 해군이 후쿠시마로 오염된 해수를 정화해 먹는다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지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로 국민들이 우려가 높은데 국방부의 입장은 뭐냐"고 물었다.

이종섭 장관은 "국방부가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해군함정 활동 중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병주 의원은 "해군ㅍ함정이 장기작전을 나가서 물탱크 물이 떨어지면 바닷물을 조수기를 통해 식수로 만드는데 방사능을 걸러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조수기는 해수로부터 청수를 얻어내는 장치다.

이 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과학적으로 검증해서 조치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바로 결정하기 보다 그걸 염두에 두고 필요한 조치는 해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에 해군함정 활동관에 방사능측정 관련된 장비를 전력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가 알기로는 조수기가 짠물은 걸러낼 수 있지만 방사능을 그 어떤 기구로도 걸러낼 수 없다"며 "우리 해군이 오염수를 그대로 먹는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라"고 소리쳤다.

김 의원은 "왜 상대방 말을 듣지 않고 끼어드느냐"고 항의해 장내에 소란이 일었다.

성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근거나 데이터를 가지고 말해야지 지금 뭐하는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 장관에게 "우리 해군이 그 물을 먹고 어떤 질병에 걸릴 수도 있는데 미군을 통해 일본에 항의하는 방법도 있다"며 "미 장관회의나 연합사령관을 통해 요구하는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종섭 장관은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중요하듯 국방부 장관 입장에선 우리 장병들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일본이 IAEA에 요청한 걸로 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이 말을 끊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2011년도 후쿠시마 원전이 터졌을 때 후쿠시마 앞 바다에 미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가 80여일간 정박해있었다"며 "안에 있던 5500명 군인들이 그 바닷물을 정수해 마시고 목욕하고 이도 닦았다. 그 뒤에 100여명이 희귀병 발생한거 아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자세한 부분을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설 의원은 "일본은 IAEA가 괜찮다고 했다지만 믿기 어렵다"며 "일본은 여러 자료도 안 내놓고 미심쩍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우리 병장들 1만2000명이 바다에 나가있는데 결국 바닷물을 먹어야 하는데 어떻게 대처할 거냐"고 거듭 지적했다.

이 장관은 "레이건 항모가 (후쿠시마 앞바다에) 있을 때와 지금 상황은 많이 다르다"며 "그때는 오염수 처리를 안 했을 때고 지금은 일본이 다핵종제거장비를 가지고 처리한 뒤 IAEA와 협의를 하는 걸로 안다. 안전한 수준이 됐을 때 방류하는걸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기호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04.06. bjko@newsis.com

설 의원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며 "다핵종제거시설이라 하지만 삼중수소는 현재 과학기술로는 못 걸러낸다고 한다. 결국 바닷물을 마시게되는데 결국 암 발생 원인이 된다. 해군 함정에 있는 우리 병사들이 다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지금 삼중수소 문제도 일본과 IAEA가 논의하는 걸로 안다"며 "우리가 사전 준비도 해야겠지만 일단 그 결과를 보고 대응하는 게 좋을거 같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지금 일본 생선이 우리 식탁에 오를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어떤 암이 우리 몸으로 들어올지 모른다"며 "당장 타격을 입는 사람들이 우리 해군"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 장관은 "저희도 지금 고민하고 있다"며 "여기서 청수를 적재해서 가고 있고 작전 지속일수가 짧게 해 자주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그런 대안을 포함해 실제 그런 상황이 되면 저희가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근거도 없이 괴담을 퍼뜨린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성일종 의원은 "장관님, 과거에 광우병 괴담이 돌았는데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죽은 사람이 전세계에 한 명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저는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사드에서 나온 전자파가 위험하냐"고 묻자, 이 장관은 "기준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미미하다. 안전하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지금 일본 후쿠시마를 가지고 괴담 수준의 이야기를 여기서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다"고 비판하며, 준비해온 패널을 공개했다.

성 의원은 "이걸 보시면 후쿠시마에 나오는 삼중수소의 양이 적혀있다"며 "후쿠시마에서 나올 삼중수소의 양이 22조 배크럴정도 된다. 영국은 원전을 운용하면서 1540조 배크럴을 지금 매년 방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에서 매년 방출하는 삼중수소의 양이 후쿠시마보다 85배가 많다"며 "이미 11개 국가 국내외 전문가 및 전문기관들이 오염수 방출 문제를 놓고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성 의원은 "다 문재인 정부에서 관여했던 일인데 그렇게 걱정이 되면 문재인 정부 때는 왜 아무 말도 안 했느냐"며 "일본이 방류 결정을 2021년 4월에 했는데 문재인 정부 때 아니냐. 왜 그 때는 이야기 안 했느냐"고 거듭 지적했다.

성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여러분들이 집권할 때는 방출하지 말라고 조치도 안 취해놓고 왜 지금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며 "여러분들은 지금 반일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분들은 사드파가 몸에 튀겨질거라고 했고 광우병 괴담을 퍼뜨렸다"며 "오염수가 터진게 2011년이고 문재인 정부에서 5년간 모든 조치를 국제적으로 했고 문재인 정부 정의용 외교부 장관조차도 '방류를 허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해군이 그리 걱정이 되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과학적 데이터를 가지고 질문을 해야하는데 지금 아무것도 없이 괴담과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는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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