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공화당 후보 경선엔 오히려 유리" NYT

강영진 기자 2023. 4. 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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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가족 중시 복음주의 지도자들조차
혼외정사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
민주당 "다른 기소가 더 심각" 강조

[팜비치(플로리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설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뉴욕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2023.04.0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역사상 첫 사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를 상대로 제기된 기소가 미 정치 판도에 미칠 영향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손익 계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양당 지도부와 전현직 선출직 공무원들, 선거 전략가 등이 기소가 엉성해 예상한 만큼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진영과 트럼프가 큰 타격을 입어 정가에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는 진영으로 나뉜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대통령 후보 예비 선거 기간인 경우 통상적이라면 트럼프에 대한 기소를 계기로 공화당의 다른 예비 후보들이 집중 공격에 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기소 뒤 하루가 지나도록 그런 반응은 전혀 없다. 이는 트럼프가 차지하는 막강한 공화당 내 위상을 보여준다. 경쟁자들은 제3의 외부 변수로 트럼프가 넘어지기를 기대하면서 트럼프의 공격을 감내할 뿐이다.

공화당 후보 출마를 선언한 아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전 대통령의 특성으로 이해한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이 문제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정계 인사들은 트럼프의 처벌 가능성이 큰 지, 작은 지를 아직 알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가족의 가치를 중시해온 공화당 입장에선 이번 기소가 혼외정사 사안을 재판대에 올린 사건이다. 트럼프 재판과 공화당 후보 경선이 함께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됐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전 공화당 하원의원 레이드 리블은 “기소되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 미국인 대부분은 평생 경범죄로도 처벌 받지 않는다. 30번이나 경범죄를 위반한 건 충격적이다. 그런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소된 첫 미 대통령이라는 역사는 트럼프가 다시 경선에 출마한 시점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기소 때문에 트럼프를 폐기해야 한다는 유권자나 공화당 지도자들은 없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공화당 여론 조사 전문가 새러 롱웰이 2016년과 2020년 트럼프 당선에 투표한 유권자를 상대로 기소가 다음 선거에 미칠 영향을 조사한 결과 전원이 다시 트럼프에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이를 두고 마이크 로저스 전 공화당 하원 의원은 “정치를 떠나서 이게 나라에게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이다. 분명 옳은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혼외정사에 비판적인 보수적 복음주의 지도자들조차 부인 멜라니가 아들을 보살피는 동안 트럼프가 포르노 스타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문제 삼지 않는다. 이들은 트럼프가 혼외정사를 부인하는 걸 믿느냐는 질문에 “그건 트럼프와 대니얼스, 그리고 신 사이의 문제일 뿐”이라고 답한다.

경쟁 후보들로선 트럼프에게 힘이 쏠리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하루빨리 사그라 들기를 바랄 뿐이다.

최대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기소 당일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 토마스 매시가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음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고개를 숙인 상태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는 지금은 그를 공격할 적기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공화당 여론 조사 전문가 위트 에어스는 기소로 “민주당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트럼프를 잡으려 한다는 인식 덕분에 트럼프가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상황을 경멸하면서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민주당 전 오하이오 지부장 데이비드 페퍼는 이번 기소보다 앞으로 있을 기소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펜실베니아주 상원의원 겸 민주당 당의장 샤리프 스트리트는 “유죄 판결이 나기 전에 범죄자로 부르진 않겠지만 그는 이미 오래전에 도덕적으로 파탄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기소가 유권자들에게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는 민주당 인사들도 있다.

뉴햄프셔주 민주당 당의장 레이먼드 버클리는 “트럼프 숭배자들이 얼마나 나쁜 대통령이었고 얼마나 나쁜 인간이었는지를 깨닫는다면 좋은 일이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크 포컨 민주당 하원의원도 지역구 유권자들이 이번 기소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공화당 트럼프 경쟁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나서면 지지 세력이 분산될 것을 우려해 외부 요인이 트럼프를 약하게 만들길 기대한다. 그러나 공화당 여론조사 담당자 롱웰은 그럴 만한 요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막상막하의 경쟁력을 보였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공화당원 가운데 54%가 트럼프 기소로 대통령 당선이 확실해졌다고 답했다. 공화당원 응답자의 58%가 이번 기소가 사실일 것으로 본다고 답변하면서도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롱웰은 “트럼프가 지지를 빨아들여 후보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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