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단장 뒷돈·불법도박 검찰 수사 의뢰”···그런데 압수수색은?
‘야구 위기’를 외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리그 의혹을 검찰에 넘겼다.
KBO는 계약 협상 과정에서 선수에게 금품을 요구해 KIA에서 해임된 장정석 전 단장과 최근 접수된 리그 소속 선수 불법 도박 제보에 대해 지난 5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KBO는 6일 “최근 이어진 리그 내 부정 및 품위손상 행위 및 의혹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을 깊이 공감하며 엄중히 대처하기 위해 검찰 수사의뢰 등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장정석 전 단장은 지난해 KIA 소속 선수로서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두고 있던 박동원(LG)과 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박동원이 지난달 녹취록을 KIA 구단에 보내 제보했고 구단은 단장을 해임했다. KBO는 KIA로부터 제출받은 경위서와 관련 자료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최근 접수된 리그 소속 선수의 불법 도박 제보에 대해서도 같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주초 수도권 구단 한 선수가 온라인 도박을 했다는 제보가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접수됐고 이에 상당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KBO는 범법행위인만큼 사법기관 수사를 통해 의혹을 밝히기로 했다. KBO는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로 상벌위원회 등을 통해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해당선수는 현재 리그에서 경기를 뛰고 있다.
KBO는 이날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롯데 투수 서준원에 대해서도 규약 제152조 제5항에 따라 참가활동 정지 조치했다.
KBO리그는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흉흉한 분위기 속에 개막을 한 상태다. 선수와 단장 등 리그 구성원들의 일탈 행위가 줄을 이었다. 취임하면서부터 “한국 야구의 위기”를 걱정하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를 강조하기도 했던 허구연 총재의 KBO는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그 중 정점은 다름아닌 KBO 사무실 압수수색 사태였다.
검찰은 KBO 간부의 중계권 관련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해 강제 수사에 착수하고 지난 3월31일 서울 도곡동의 KBO 사무실과 마케팅 자회사인 KBOP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법적으로는 해당 간부 개인이 피의자지만, KBO 사무실에 검찰이 출동해 자료를 압수하고 뒤지는 사태가 시즌 개막 전날 벌어졌다.
KBO는 이에 대해 사과나 해명 혹은 설명 등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압수수색 이후 거의 일주일을 지난 6일, 리그 구성원들의 일탈 행위를 검찰 수사로 넘겼다고 발표하면서 “사법기관이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전까지 해당 간부를 업무에서 배제한다”고만 간단하게 밝혔다.
KBO는 더불어 “리그 구성원들의 불법, 부정, 품위손상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예방교육에 더 노력하고 사안이 발생할 경우 철저한 사실 확인을 통해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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