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고 미안해" 변성현 감독 싹 밝힌 '길복순' 일베 의혹

조연경 기자 2023. 4. 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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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이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Netflix)〉

변성현 감독이 '길복순' 공개 후 불거진 이른바 일베 논란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아낌없이 털어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은 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일각의 의혹을 불러 일으킨 장면들에 대해 먼저 깔끔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한 후 본격적인 영화 이야기를 시작했다.

'길복순' 공개 후 온라인 상에서는 킬러에게 주는 임무 봉투에 지역명과 나라를 엮어 '서울-코리아'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라고 표기한 것과 달리, 순천은 전라라고 표기된 점을 들어 일베식 은유이자 표현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변성현 감독은 "해당 논란에 대해서는 스태프들에게 연락 받았고, '불한당' 때 오해를 한 번, 오해라기 보다는 그 땐 제가 분명히 말 실수 한 것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연락을 받고 너무 당황했다. 내용을 찾아 보고는 더 당황스러웠던 것이 그럴 의도 자체가 아예 하나도 없었던 부분이라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지?' 싶더라. 같이 일한 사람들에게 미안했고, 스스로에게는 너무 억울했다"고 운을 뗐다.

임무 봉투 표기에 대해서는 "킬러 세계관 안에서 능력치에 따라 A급부터 B급 C급 D급까지 급이 나뉜다는 설정을 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E급 F급까지도 나눠 놨다. A급 킬러는 해외 파견을 나갈 수 있다고 하면, C급 D급은 국내 작품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도 아예 생각을 못했다. 그런 것을 일일이 다 컨펌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스태프 분들이 나에게 너무 미안해 했다"고 말했다.

"미술감독님 고향이 충청도다. 어제 통화를 하면서 너무 미안해 하시길래 우스갯소리로 '감독님 고향으로 하시지 왜 골라도'라고 하기는 했다"고 읊조린 변성현 감독은 "사실 경황이 없어서 (논란 의혹 후) 전화가 엄청 많이 왔는데 받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화가 났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더라. 화난 것이 아니라 그냥 너무 혼란스러웠다. 혼자 퍼질러 있고 싶어 며칠은 있었고, 어제 '괜찮다. 신경 안 쓰셔도 된다'고 스태프들과도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솔직히 내가 아니었다면 논란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고백한 변성현 감독은 "의도와 상관 없이 의혹 자체로 작품에 폐를 끼친 것 같았다"며 "특히 (전)도연 선배님은 이번 작품을 통해 어마어마한 도전을 하지 않았나. '내가 물거품으로 만드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 선배님과도 문자를 나눴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변성현 감독은 "저는 지속적으로 나오는 의혹들이 말하는 정치 성향과는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이라고 평생 생각하고 살았는데 자꾸 얽히니까"라고 강조하며 "전작이 지역 감정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은 작품이고, '길복순'은 모순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나. 그래서 (의혹이) 하나도 재미있지는 않지만 '영화 따라가나?' 싶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공개 후 3일 만에 196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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