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와 거리두기?…주EU 대사 "'무제한 협력'은 수사 표현"

"중, 러에 무기 지원·러 영토 병합 인정한 적 없어"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만나 '무제한 협력'을 약속한 것은 수사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푸충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표부 대사가 밝혔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푸 대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방문길에 오르기 전 NYT와 한 인터뷰에서 "'무제한'은 레토릭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인 것은 아니라면서 "이른바 '제한없는' 우정이나 관계는 없기 때문에 일각에서 고의로 이 말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초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무제한 협력을 공언했다.

실제로 이는 그동안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중국이 밀착하는 것을 비판할 때마다 근거로 쓰여 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도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하고 불법적인 침공으로 (러시아를) 멀리하기보다는 오히려 푸틴의 러시아와 '무제한적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푸 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제공한 적이 없고 크림반도나 돈바스 지역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강제 병합을 인정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2월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TV에서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 대사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은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에 대응한 전쟁'이라는 러시아의 명분을 이해하고, 서방의 주장보다 근본 원인이 복잡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푸 대사는 앞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EU가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되는 대신 서로 간 새로운 규칙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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