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만 밀착… “무기 판매 제때 이뤄져야”·“대만 혼자 아냐“ [특파원+]
레이건행정부 시절 1982년 ‘6개 보증’으로 美·대만 파트너십
중국 5개 기관 성명 “강렬 규탄, 강력 조치로 주권과 영토 수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5일(현지시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준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례적으로 외교부와 국방부 등 5개 조직이 동시에 성명을 발표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아울러 그는 “대만과 미국 국민의 우정은 자유세계에 매우 중요한 문제로 경제적 자유와 평화,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중대하다”며 “우리의 책무를 중요하게 여기고 모든 미국인이 공유하는 가치들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다시 다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또 “현재 대만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면서 “중국은 내가 어디를 갈 수 있는지, 누구를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 없다”고 중국의 위협을 견제했다. 회견에 함께 한 마이크 갤러거(공화)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대만에 무기를 인도하는 문제와 관련해 “하푼 미사일을 대만에 먼저 배치할 방법을 모색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참석한 미 의원들에게 거듭 감사를 표한 뒤 “흔들림 없는 지지는 대만 국민에게 우리가 고립돼 있지 않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준다”며 “우리는 다시 한번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세계에 처해 있으며 자유의 등불을 계속 빛나게 해야 하는 절박함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차이 총통은 회담이 열린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과 관련 레이건행정부 시절인 1982년 미 의회를 통과한 ‘6개 보증’으로 미국과 대만이 강력한 파트너십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하고 우리가 함께일 때 더 강하다는 것을 덧붙이고 싶다”며 “대만은 세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지역 안정의 초석, 세계 선을 위한 힘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2시간여 동안 함께 오찬을 하며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공화·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10여명이 동석했다.
이날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의 회동 장소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앞에는 차이 총통 지지자들과 친중단체 회원들이 각각 몰려들었다.
대만 국기를 든 이들은 “힘내라 대만”을 외치며 차이 총통을 환영했고, 친중단체 회원들은 “대만으로 돌아가라”라고 고성을 지르며 시위했다.
또 작은 경비행기 한 대가 ‘하나의 중국! 대만은 중국의 일부!’(One China! Taiwan is part of China!)라고 쓰인 현수막을 늘어뜨린 채 주변 상공을 날아다니기도 했다.
이번 만남은 1979년 미국과 대만이 단교한 이후 미국 땅에서 열린 양국 간 첫 최고위급 회동이었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중앙아메리카 2개국을 순방한 뒤 귀국길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들렀다.
중국은 5개 조직이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당시와 같은 강력 대응에 나설 태세다.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담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 규정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엄중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중국은 결연히 반대하며 강렬하게 규탄하고 앞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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