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톤 성체도 속수무책… 같은 고래 잡아먹는 ‘킬러 고래’ 떼
바다의 포식자 범고래 무리가 거대한 성체 회색고래(귀신고래) 2마리를 공격하는 희귀한 장면이 포착됐다.
4일(현지 시각)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만에서 30마리가량의 범고래 떼가 회색고래 2마리에게 덤벼드는 장면이 드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상을 보면 검정 범고래들은 자신의 몸집 두 배는 족히 넘는 한 쌍의 회색고래 주위를 맴돌며 옆구리나 아랫배 등을 공격하고 있다. 물속에서 헤엄치던 일부 범고래들이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회색고래를 향해 달려들기도 했다.
이런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회색고래 한 쌍은 꼭 붙어서 꼬리지느러미를 흔들거나 몸을 뒤틀며 방어했다. 범고래들에 물어 뜯겨 붉은 피가 흐르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이 지역 고래 관광 업체 직원 에반 브로드스키가 띄운 드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범고래 떼의 공격은 6시간가량 이어졌다. 회색고래 2마리는 수심이 얕은 곳으로 헤엄쳐갔고, 범고래 무리가 흩어지면서 살아남았다고 한다. 다만 한 마리는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스키는 “범고래들이 회색고래를 산 채로 잡아먹으려 했다”며 “보통 범고래들은 어미 곁에서 회색고래 새끼를 사냥하는데, 성체를 공격하는 건 매우 드문 현상”이라고 했다. 30년 넘게 범고래를 관찰해온 브로드스키도 이런 사냥 장면을 본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미국 국립 해양대기청에 따르면 회색고래의 평균 길이는 15m, 무게는 약 40톤에 달한다. 범고래 평균 길이는 6~10m, 무게는 5톤가량 나간다. 범고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돌고래에 속하지만 회색고래에 비하면 작다.
전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범고래는 보통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함께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구 상에서 가장 큰 포식어종인 백상아리도 공격하는 민첩성과 힘, 사냥 기술을 갖췄다고 한다. 범고래는 이외에도 바다사자, 펭귄은 물론 돌고래와 회색고래 등까지 잡아 먹어 ‘킬러 고래’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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