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소송 패소 "억장이 무너진다"

'조국흑서' 저자 권경애 변호사 학폭소송 불출석 왜?
항소심 변론기일 세 차례 불출석으로 소 취하 간주
1심 '원고 일부 승소'에서 2심 '원고 패'로 재판 확정
잠적해버린 권 변호사… 유족 "억장 무너진다" 분개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학교 폭력으로 숨진 피해자 측을 대리하여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던 권경애 변호사(법무법인 해미르)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한 사건이 논란이다. 권 변호사는 조국 사태에서 진보 진영 위선을 고발했던 '조국 흑서' 공동 저자다.

2016년 법원에 접수된 이 사건은 한 해 전 학교 폭력으로 스스로 세상을 등진 고(故)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서울시교육청, 학교법인, 교사, 가해 학생 및 부모 등 38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다. 권 변호사는 1심부터 이씨의 소송대리인이었다.

▲ 권경애 변호사. 사진=유튜브 금태섭TV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제28민사부는 지난해 2월 무대응으로 일관한 가해 학생 아버지 A씨가 이씨에게 5억 원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원고(이기철) 일부 승소 판결했다. 37명 중 4명에 대해선 이씨가 1심 선고 전 소취하했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기각됐다.

패소한 학생 아버지 A씨와 이씨는 항소했고, 항소심 변론기일은 지난해 9월22일, 10월13일, 11월10일 서울고법에서 세 차례 열렸다.

그러나 권 변호사가 모두 불출석해 소 취하로 간주, 고법 재판부는 지난해 11월24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민사소송법은 재판의 양쪽 당사자가 3회 이상 불출석하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대리인 불출석으로 항소심 재판부가 A씨 항소를 받아들여 1심이 뒤집힌 것이다.

패소 사실을 알지 못했던 이씨는 상고하지 못했고 사건은 원고패로 확정됐다. 권 변호사는 2회 불출석 뒤 지난해 10월14일 재판부에 기일 지정을 신청하고도 다시 정한 기일(11월10일)에 또 불출석했다.

▲ 학교 폭력으로 숨진 피해자 측을 대리하여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던 권경애 변호사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한 사건이 논란이다. 권 변호사는 지난해 세 차례의 항소심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이씨는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권경애 변호사는) 첫 번째는 쓰러져서 못 갔고 두 번째는 날짜를 다음날로 수첩에 잘못 적어놔서 못 갔고, 그렇게 두 번을 못 가서 취하됐다고 했다”며 “그러나 내가 알아보니 두 번이 아니고 세 번이었다. 그래서 1심에서 일부 승소로 처리된 사건이 패소로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5일 자신의 SNS에 “가해자들이 이젠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떠들고 다니겠구나 생각하니 미칠 것 같고 억장이 무너지다 못해 망연자실하다”고 분개했다. 권 변호사는 언론 접촉을 차단하고 잠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권 변호사 사건이 징계 사유인지 내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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