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계열사 제일사료, 연체이자 대리점에 전가…9.6억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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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지주 소속 계열사 제일사료가 가축사육 농가 사정으로 발생한 연체이자 책임을 대리점에 전가한 행위로 과징금 9억6700만원을 내게 됐다.
하지만 제일사료는 명확한 기준 없이 가축사육 농가의 대금연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의 귀책유무를 불문하고 일방적으로 연체이자를 전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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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관한 법률·대리점법 위반
공정위, 시정명령과 과태료 1200여만원도 부과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하림지주 소속 계열사 제일사료가 가축사육 농가 사정으로 발생한 연체이자 책임을 대리점에 전가한 행위로 과징금 9억6700만원을 내게 됐다.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일로도 과태료 1200여만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일사료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과 '대리점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6일 밝혔다.
제일사료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하림 게열사로, 대리점을 통해 가축사육 농가에 사료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117개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
대리점은 판촉활동과 가축사육 농가 관리, 지원 등을 수행하며 제일사료가 대리점에서 요구하는 위탁 업무를 단순 수행한다. 이후 가축사육 농가의 사료 주문 톤수 등에 따라 제일사료에서 수수료를 지급받는 식이다.
대리점은 제일사료의 거래의존도가 100%다. 본사인 제일사료는 대리점의 사업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보니, 대리점은 본사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일사료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3년 간 소속 대리점 130곳이 관리하는 가축사육 농가 1817곳의 사료대금 지급을 미뤘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연체이자 책임을 대리점에 전가했다.
즉 제일사료는 자신이 요구한 업무수행 대가로 대리점이 당연히 지급 받아야 하는 수수료에서 직거래처의 연체이자 약 30억원을 차감 지급하면서 대리점에 부당한 불이익을 줬다.
갑을 구조에서 '을'에게 부과되는 불이익 패널티는 정당한 근거 하에 귀책유무를 따져 엄격히 운영돼야 한다. 하지만 제일사료는 명확한 기준 없이 가축사육 농가의 대금연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의 귀책유무를 불문하고 일방적으로 연체이자를 전가했다. 이는 부당하게 대리점에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제일사료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대리점 계약서 상 자동연장 규정에 따라 계약을 1년 단위로 갱신하면서 해당 기간 동안 108개 대리점에 대해 416건의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았다. 특히 2018년 8월 대리점 계약서상 다수의 내용을 변경했지만, 대리점과 계약을 갱신하면서 계약서를 서면으로 제공하지 않았다. 대리점법을 위반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그동안 본사가 장기간 관행적으로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가축사육 농가가 부담해야 할 사료대금 지급 지연 등의 책임을 대리점에 전가, 대리점의 수수료에서 연체이자를 삭감한 행위가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본사가 대금 연체에 대한 위험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연체 이자의 책임까지 대리점에 전가한 행위를 제재한 것"이라며 "본사와 대리점 사이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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