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에서 자동차·실손보험 비교 가능···다이렉트 상품으로 제한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 플랫폼. 금융위원회 제공

이르면 올 연말부터 여러 보험사의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이 출시된다. 다만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되는 다이렉트 상품(CM)만 비교·추천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소비자 편익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6일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방안’을 발표하고 마이데이터사업자, 전자금융업자와 같은 비금융사가 플랫폼으로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 임·직원, 보험대리점, 보험설계사만 가입자를 모집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규제를 최대 4년간 유예하려는 것이다.

신진창 금융산업국장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주요 간편결제업자(페이업체)를 포함한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 17곳이 관심을 나타낸 상태”라고 말했다.

대상 상품 범위는 보험 기간이 1년 이내인 자동차보험 등 단기보험, 실손보험, 연금 상품을 제외한 저축성보험, 펫보험, 신용보험 등이다. 상품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비교가 가능한 상품이다.

플랫폼 업체는 이 중에서도 온라인 전용 상품만 비교·추천을 할 수 있다. 보험설계사 등의 반대로 대면이나 전화(TM) 상품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자동차보험은 절반 정도, 실손보험은 약 10%가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는 플랫폼에서 각 상품의 보험료, 보장범위, 가입금액, 납입기간, 보험금 지급기준 등을 비교·추천받아 원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로 연결까지 할 수 있다. 상품 설명을 듣고 청약해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내는 절차는 각 보험사에서 해야 한다.

금융위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플랫폼 업체의 알고리즘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의 과실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면 즉시 배상할 수 있도록 영업보증금도 쌓도록 했다. 예컨대 플랫폼 업체가 10개 보험사와 계약했다면 영업보증금 1억원을 각 보험사에 예치해야 한다.

플랫폼 수수료는 단기보험은 대면 모집수수료 대비 33%, 장기보험은 15~20%로 제한했다. 자동차보험은 4%대로 제한된다. 플랫폼 업체가 수수료를 많이 받아서 각 보험사가 이를 보험료에 전가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플랫폼 업체는 정당한 사유 없이 보험사의 제휴 요청을 거절할 수 없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보험사에 불리한 거래조건 등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는 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보다 자사의 다이렉트몰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소형 보험사는 플랫폼을 통한 영업을 확대할 수 있지만 시장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나 소비자 편익 증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험대리점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온라인 채널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네이버나 카카오 등이 비교·추천 플랫폼을 시작하면 다이렉트 가입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금융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가격과 서비스 경쟁이 심화하면 대형 보험사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달 중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서를 접수하고 상반기 중 지정할 예정이다. 각 업체의 전산구축과 상품개발 기간을 고려하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서비스가 정식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혁신금융서비스 기본 운영 기간인 2년 동안의 성과를 분석한 후 연장이나 제도화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