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티몬·인터파크·위메프 '한지붕 네 가족'...유통계 거인 될까
(지디넷코리아=최다래 기자)지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큐텐이 티몬,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한 데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했다.
큐텐은 이 기업들 인수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한편, 큐텐의 강점과 각 계열사간 시너지를 도모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쇼핑, 쿠팡, 신세계그룹(SSG닷컴·지마켓) 등 대형 기업들 주도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힘을 끌어 모은 구 대표가 또 한 번의 '지마켓 성공 신화'를 쓸지 주목된다. 관련 업계는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이미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여서 재편 가능성이 적다고 보기도 한다.
지난해 티몬·올해 인터파크커머스·위메프 연달아 인수
큐텐은 6일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 지분 전량을 인수해,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위메프 새 대표에는 큐텐 김효종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큐텐은 지난해 티몬, 올해 들어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연달아 인수하며 자사 경쟁력을 계열사에 이식하고 있다. 큐텐은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기업으로 24개국에 서비스를 제공 중인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 직구·역직구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큐텐을 모회사로 맞이한 세 플랫폼에 입점을 통해 국내 판매자들은 자사 브랜드 상품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고, 국내 소비자들 역시 큐텐을 통해 해외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 풀필먼트 역량을 통해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11개국 19개 지역에 물류 거점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인수 절차를 밟은 티몬은 큐텐 상품 연계한 ‘해외직구 핫딜’, 글로벌 공동구매 ‘티몬 월드’을 운영하고, 오후 2시 전 주문시 다음날 도착하는 ‘Qx프라임’ 전용관을 선보이는 등 큐텐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 결과 티몬 거래액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났고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대비 70% 성장했다.
이번 인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했던 위메프에도 기회다. 지속되는 매출 감소에 위메프는 2021년 ‘메타쇼핑’을 청사진으로 내세우고 메타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가격, 상품 비교 서비스를 탑재하기도 했으나 그렇다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위메프 매출은 ▲2019년 4천653억원 ▲2020년 3천853억원 ▲2021년 2천448억원으로 줄어들고 있고, 영업손실은 ▲2019년 758억원 ▲2020년 542억원 ▲2021년 339억원을 기록했다.
"중하위권 업체 뭉쳐 승부 기대감" vs "이미 공고한 시장 재편 어려워"
유통 업계에는 국내 시장 재편 가능성에 대해 구영배 대표가 지마켓 신화를 쓴 입지적인 인물이고, 선두를 빼앗긴 플랫폼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새 반향을 시도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반면 이미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로켓배송, 접근성과 트래픽으로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재편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큐텐이 국내 시장 재편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 큐익스프레스와 자사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이번 인수를 단행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대표는 지마켓을 일군 입지적 인물로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하위권으로 밀려난 업체들이 각자도생으로 뭔가를 시도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 맞고, 함께 덩치를 키워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구 대표가 지마켓을 설립했을 시기는 이커머스 태동기로 현재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재편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한자릿수 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고, 지금 시장은 쿠팡, 네이버 두 사업자로 이미 공고하게 된 시장"이라면서 "세 플랫폼을 인수했다고 해서 그에 비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히려 한국 시장에서의 이커머스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지 보다는, 상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좋은 평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다래 기자(kiwi@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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