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에 온 '퍼거슨 전화'…"맨유 가고 싶었죠"

박대현 기자 2023. 4. 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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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8월생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 바르셀로나)는 열여섯 살인 2005년부터 폴란드 하부리그에서 뛰었다.

2·3부 리그 득점왕을 휩쓸며 조금씩 인지도를 높였고 유럽 축구계에 제 이름을 각인시킨 건 2008년 이적한 레흐 포즈난(폴란드) 시절이었다.

도르트문트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던 2011년 7월 레반도프스키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때 레반도프스키 나이는 겨우 22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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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SNS 갈무리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1988년 8월생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 바르셀로나)는 열여섯 살인 2005년부터 폴란드 하부리그에서 뛰었다.

2·3부 리그 득점왕을 휩쓸며 조금씩 인지도를 높였고 유럽 축구계에 제 이름을 각인시킨 건 2008년 이적한 레흐 포즈난(폴란드) 시절이었다.

두 시즌에 걸쳐 공식전 82경기 41골을 쓸어 담았다. 폴란드 1부리그서도 득점왕에 올라 개인 가치를 증명했고 소속팀의 17년 만에 리그 우승도 이끌어 자리이타(自利利他)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강한 러브콜을 보냈다. 레반도프스키는 수락했고 2010년 6월 '큰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분데스리가에서 첫 시즌은 녹록지 않았다.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리그 33경기 8골 1도움을 기록했다. 꾸준히 최전방 원 톱으로만 뛰던 레반도프스키에게 위르겐 클롭 감독은 세컨드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맡겨 적응이 만만찮았다.

차기 시즌부터 훨훨 날았다. 부동의 주전 공격수로 입지를 보장받자 팀 득점 25%를 책임지는 특급 골잡이로 진화했다. 리그 34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22골, 공식전 기록은 47경기 30골에 달했다. 도르트문트는 레반도프스키 합류 첫 2시즌간 내리 우승했다. 세계 최고 '9번 공격수'의 탄생이었다.

이 같은 영광을 독일이 아닌 영국 맨체스터에서 맛볼 뻔했다. 도르트문트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던 2011년 7월 레반도프스키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6일(한국 시간) 독일 매체 스포르트빌트와 인터뷰에서 레반도프스키는 "난 그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보훔과 친선전을 치르던 날이었다"면서 "하프타임에 교체돼 라커룸으로 돌아왔고 핸드폰을 켜니 마흔 통이 넘는 부재중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와 있더라. (발신자는) 알렉스 퍼거슨(81)이었다"고 그날을 떠올렸다.

퍼거슨은 1986년부터 2013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끈 현대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 이때 레반도프스키 나이는 겨우 22살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조용히 구석으로 가 전화를 걸었다. 영어가 아직 능숙지 않을 때라 퍼거슨의 스코틀랜드 억양이 강하게 밴 영어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걸 알곤 (노감독은) 아주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22살 때 일이다.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후 도르트문트 한스요하임 바츠케 회장, 클롭 감독과 얘길 나눴다. 맨유에 가고 싶단 뜻을 전하자 그들은 '우리는 네가 필요하고 지금 맨유에 가면 기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아직은 잔류해야 한다'며 설득했다."

레반도프스키 영입이 무산된 맨유는 이듬해 로빈 판페르시(39, 네덜란드)로 방향을 틀어 최전방 보강을 꾀했다. 판페르시는 올드 트래포드 입성 첫해부터 득점왕과 구단 올해의 선수, PFA 올해의 팀을 싹쓸이하며 제 몫을 다했고 맨유도 역대 20번째 EPL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레반도프스키는 레반도프스키대로 같은 해 공식전 49경기 36골을 몰아치며 커리어하이를 고쳐 썼다. 소속팀의 분데스리가·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크게 한몫했다. 양쪽 모두 제 선택에 관한 후회 불씨를 착실히 꺼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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