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한국서 FA-50 오면···미그기, 우크라에 전부 지원 가능”
“한·미서 주문한 전투기 오면 남은 미그 지원 가능”
폴란드 찾은 젤렌스키, 군사 지원·난민 수용에 사의
서방 동맹국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처음으로 전투기를 지원한 폴란드가 한국과 미국에서 주문한 신형 전투기가 도착하면, 자국이 보유한 남은 미그-29를 모두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그-29 4대는 이미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인도했고, 4대는 현재 인도 진행 중”이라며 “6대는 정비 중으로 곧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가 한국과 미국에 주문한 전투기를 인도받아 폴란드에 배치하게 되면, 향후 자국에 남아 있는 미그-29 전투기들도 모두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폴란드는 미그-29 전투기를 한국의 FA-50과 미국의 F-35로 대체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한국에 FA-50 48대를 주문했고, 2019년에는 미국에 F-35 전투기 32대를 주문했다. 폴란드는 전투 태세를 갖춘 미그-29를 총 28대 보유하고 있다.
미그-29는 1980년대 옛소련에서 생산을 시작한 러시아의 4세대 전투기로, 러시아 뿐 아니라 소비에트연방에 속했던 동유럽 국가들과 친소·친러 국가 등 약 30개국이 운용하고 있다. 북한의 주력 전투기 역시 미그-29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레오파르트2 전차 뿐만 아니라 전투기도 가장 먼저 지원을 결정한 국가다. 폴란드 외에는 슬로바키아가 미그-29 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그러나 미국과 독일 등 서방 주요국들은 전투기 지원에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폴란드 역시 우크라이나가 가장 지원을 희망하고 있는 F-16 전투기에 대해서는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가장 많이 한 협력국”이라며 “우리는 영웅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에 저항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300대 이상의 전차와 자주포, 미사일 등을 지원했다. 우리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폴란드 최고 영예인 ‘흰독수리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는 우리의 협력국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친구라고 믿는다”고 사의를 표했다. 그는 이날 바르샤바의 한 광장에서 연설하면서 “폴란드의 리더십이 ‘전차 연합’에서 증명된 것처럼 (동맹국들의) ‘전투기 연합’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며 서방 국가들을 향해 전투기 지원을 재차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수용한 폴란드 국민들을 향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인을 환영하고 재워준 따뜻함에 감사드린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이를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께 깊이 고개를 숙인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지난달 말까지 폴란드 국경을 넘은 우크라이나인은 1000만명에 달한다. 이중 폴란드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 난민은 158만명으로 유럽 최대 규모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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