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 신혜성, 우울증·공황장애 호소 "잘못 맞으나 정신적 어려움 겪어" [ST현장]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가수 신혜성(본명 정필교)가 음주상태로 타인의 차량을 운전하고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6일 오전 10시 40분 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이민지 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 거부, 자동차 불법사용 혐의로 기소된 신혜성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신혜성은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했다. 신혜성은 "죄송하다"는 짧은 말만 남기고 재판장으로 향했다.
재판부는 신혜성의 생년월일과 거주지를 물었다. 신혜성은 묻는 질문에 답하다 "이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추후 변경된 거주지를 재판부에 고지하기로 했다.
신혜성은 지난해 10월 10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 모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했다. 대리기사가 내린 뒤 신혜성은 직접 차를 몰고 약10km 이동한 뒤 송파구 잠실 탄천2교에서 잠들었다. 신고를 받고 충돌한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신혜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러나 조사 결과 신혜성이 타고 있던 차량은 도난 접수된 차량이었다. 경찰은 조사 결과 신혜성이 차를 훔칠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해 자동차 불법사용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재판부는 신혜성의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 거부, 자동차 불법사용 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확인했다. 이어 검찰은 재판부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혜성과 변호인 측은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변호인은 "피고인은 가수 신화 멤버로 25년 동안 가수로 활동하면서 공황장애, 대인기피증, 우울증을 겪어왔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신혜성은 2021년 초부터 증세가 심화돼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지인과도 연락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변호이은 "음주 또한 전혀 하지 않으며 2년 동안 정신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다가 2022년 중순부터 노력해왔다. 그러던 중 13년 만에 지인과 식사를 하게 된 자리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일 지인에게 토로하면서 몇 년만에 음주를 하다 필름이 끊기게 돼 공소 사실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신혜성의 잘못은 맞으나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태에서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불법 사용 취득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변호인은 "대리운전 지인과 함께 탑승했다는 것을 고려해 달라. 처음부터 무단으로 이용하려던 것은 아니다. 또 해당 차량 주인과 원만한 합의를 했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신혜성은 당시 경찰의 음주 측정 거부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술에 취해 음주 측정 안 한 것은 인정한다. 다만 만취해서 잠들어 있다가 당황해서 응하지 않았으며 기억을 회복한 후에는 모두 인정하고 조사에 협조했다"며 "물적, 인적 피해도 없다. 자신의 잘못을 깊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과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않던 점, 불행한 일이 겹쳐 상황에 이른 것, 반성하고 재범률이 낮은 사건인 점을 선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신혜성은 진술 내내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으고 있었다. 그는 "이번 일로 실망 끼친 많은 분들에게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평생 반성하면서 살도록 하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재판부는 "20일 1시 40분에 판결 선고를 하겠다. 그날 출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혜성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섰다.
이후 신혜성은 법원 앞 취재진으로부터 다수 질문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07년 4월에도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적발된 적이 있어 팬들과 대중의 공분을 샀다.
신혜성은 '검사가 징역 2년 구형했는데 심경이 어떤가' 등에 대한 다수 질문을 받았다. 신혜성은 긴장된 표정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급히 법원을 떠났다.
한편, 신혜성은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 멤버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다방면에서 활약하던 신혜성은 지난 2021년 건강상태를 이유로 SBS 러브FM '신혜성의 음악 오디세이' DJ서 하차한 바 있다. 이후 같은 멤버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방송 활동도 중단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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