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총탄세례 속 태극기 높이 흔들어”… 급박했던 모가디슈 ‘남북 탈출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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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내전 속 남북 공관원들이 현지 수도 모가디슈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이창일 서기관이 태극기를 직접 높이 흔들어 위기를 모면한 당시 급박한 정황이 6일 외교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당시 전문에는 "관저에서 이탈리아대사관으로 이동 과정과 대사관 후문 도착 후 문을 열어 줄 때까지 7분간 총탄사격 상황하에서 기다리는 과정이 너무나 급박했기 때문에 북한 이창일 서기관은 내내 태극기를 직접 높이 흔들면서 우리가 외교관이라는 것을 표시하면서 위기를 방지코저 했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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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성 소말리아 대사측이
북측에 먼저 공동대피 제안
한국 대사관저서 1박 함께 보내”
소말리아 내전 속 남북 공관원들이 현지 수도 모가디슈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이창일 서기관이 태극기를 직접 높이 흔들어 위기를 모면한 당시 급박한 정황이 6일 외교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영화 ‘모가디슈’로 유명해진 사건으로 남북 대사관 구성원들은 분단의 상황에서 힘을 모아 위기에 대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비밀해제 외교문서에는 1990년 12월 30일 소말리아 반정부군이 수도 모가디슈로 진격해 오자 남북 공관원들이 탈출에 나서 고국 땅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묘사한 내용이 담겼다. 강신성 당시 주소말리아 대사 등 대사관 직원과 교민 등 한국인 7명은 대사관저에 피신해 있다가 1991년 1월 9일 구조기를 타러 공항으로 갔으나 교신 오류로 탑승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강 대사는 역시 공항에 피신 온 김용수 당시 북한대사 등 북측 인사 14명과 만나 사정을 듣고 공동 대피를 제안했다. 강 대사는 전보에서 “김 대사는 1시간 반의 여유를 달라고 했고 북한 공관원들은 모든 행정기관이 마비 내지 풍지박살(풍비박산)된 사실을 확인하고는 제의를 수락”해 다 같이 한국 대사관저에서 1박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강 대사는 한국 인원만 태울 수 있는 구조기를 제공하겠다는 이탈리아 측 제안을 거절한 뒤 나머지 20명을 데리고 이탈리아대사관으로 향했다. 당시 전문에는 “관저에서 이탈리아대사관으로 이동 과정과 대사관 후문 도착 후 문을 열어 줄 때까지 7분간 총탄사격 상황하에서 기다리는 과정이 너무나 급박했기 때문에 북한 이창일 서기관은 내내 태극기를 직접 높이 흔들면서 우리가 외교관이라는 것을 표시하면서 위기를 방지코저 했다”고 적혀 있다. 이후 이들은 이탈리아가 주선한 항공기를 타고 케냐의 몸바사로 탈출에 성공했다. 이 사안의 처리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북측을 최대한 배려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대사는 전문에서 “모든 사실을 그대로 공개함으로써 철수 북한 공관원들의 입장을 어렵게 하거나 남북 대화 등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적절히 언급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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