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한전債 블랙홀, 전기료 올리고 한전공대 문 닫아야

2023. 4.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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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전기료의 대폭 인상이 없으면, 한국전력공사의 천문학적 적자와 이를 메우기 위한 한전 회사채(債) 발행이 불가피한데, 그러더라도 미봉책에 불과하고, 국가가 보증하는 초우량 한전채가 회사채 시장의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일반 회사채 발행을 저해하는 금융 불안까지 키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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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전기료의 대폭 인상이 없으면, 한국전력공사의 천문학적 적자와 이를 메우기 위한 한전 회사채(債) 발행이 불가피한데, 그러더라도 미봉책에 불과하고, 국가가 보증하는 초우량 한전채가 회사채 시장의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일반 회사채 발행을 저해하는 금융 불안까지 키우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오락가락하며 화를 키운다. 국민의힘이 6일 정부·민간 전문가들과 ‘전기·가스요금 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31일 연기했던 전기·가스 요금 인상안을 재논의했다. 느닷없는 인상 보류에 따른 후폭풍이 너무 거세기 때문이다.

최근 한전 주가는 급락했고, 금융시장은 한전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한 한전채는 지난해 37조 원, 올 들어 8조 원 이상 발행됐다. 한전채 ‘구축 효과’로 중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회사채 발행에 나선 신세계건설·효성화학 등이 한전채에 밀려 미달 사태를 빚었고, 자금이 급한 기업들은 하는 수 없이 CP(기업어음)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업계는 지난해 9월 말처럼 ‘제2의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지 않을지 긴장하고 있다. 당시에도 금리 5%대의 한전채로 자금이 쏠리면서 일반기업의 회사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일어났다.

어려울수록 원칙이 중요하다. 국민에게 실상을 설명하고 당장 전기료 현실화에 나서야 한다. 뼈를 깎는 한전 구조조정도 필수다. 늦출수록 전기료 폭탄은 더 커진다. 요금 현실화 골든 타임은 에너지 비수기인 2분기다. 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겨울철에는 요금 올리기가 부담스럽고, 내년 4월 총선도 다가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OPEC+(플러스)의 깜짝 감산으로 국제 원유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폐교 등 한전의 고통 분담 솔선수범이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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