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소비·생산 둔화에 “침체 코앞에 왔다”… Fed 복잡해진 ‘금리셈법’

임정환 기자 2023. 4.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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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경기침체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부진한 고용과 소비, 생산 지표들이 잇달아 제시되며 이를 반영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보름도 안 돼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이날 민간 고용 지표는 전날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2월 구인 건수가 2021년 5월 이후 21개월 만에 1000만 건 미만으로 내려갔다는 소식과 함께 드디어 노동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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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위기의식 고조
긴축 정책·SVB 사태 등 여파
고용 증가세 10만건 이상 줄어
인플레 가늠자 서비스업도 부진
1분기 GDP전망 1.5%로 하락

미국에서 경기침체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부진한 고용과 소비, 생산 지표들이 잇달아 제시되며 이를 반영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보름도 안 돼 반 토막이 났다. 지금까지 시장은 부진한 지표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 ‘나쁜 소식이 시장에 좋은 소식’이라는 반응을 보여 왔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 등을 거치며 침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는 3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14만5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2월 26만1000건보다 10만 건 이상 줄어든 수치며, 시장 전망치 21만 건도 크게 밑돌았다. 특히 이날 민간 고용 지표는 전날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2월 구인 건수가 2021년 5월 이후 21개월 만에 1000만 건 미만으로 내려갔다는 소식과 함께 드디어 노동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됐다. 시장에서는 오는 7일 발표될 민간과 공공을 더한 노동부의 3월 비농업 고용 건수 역시 23만8000건으로 전달 대비 7만 건 이상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부진에 대해 시장에서는 지난 1년간 이어진 Fed의 긴축과 더불어, 3월 초부터 불거진 SVB 붕괴 등 중소 지역 은행들의 위기가 고용시장에 타격을 가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용 경색의 여파로 기업들이 고용을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시장이 식으며 임금 상승세도 다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ADP 자료를 보면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들의 임금은 전년 동월보다 6.9% 증가해 1년여 만에 최소폭 상승했다. 직장을 옮긴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도 14.2%로 역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적었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녹록지 않은 상태다. 이날 씨티그룹은 신용카드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1월 전년 대비 7% 증가했던 소비가 3월에는 1% 감소했다고 밝혔다. 강한 고용과 함께 높은 인플레이션의 토대였던 서비스업 업황 역시 둔화하고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2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결과로, 앞서 공개된 제조업 PMI 역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수치들이 반영되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추정하는 1분기 GDP 전망치는 급락 중이다. 지난달 24일 3.2%였던 미국 1분기 GDP 전망치는 이달 3일 1.7%를 거쳐 이날 1.5%까지 하락했다. 불과 12일 만에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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