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 권경애 학폭 소송 불출석 패소에…변협 "징계 추진"

항소심 3회 불출석에 취하 간주돼…변협 "엄중한 사안"
"자식 두번 죽인 것…어미 가슴 도끼로 찍고 벼랑 밀어"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협회장 직권으로 권경애 변호사의 학교폭력 소송 불출석 사안을 조사하기로 했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으로 극단 선택을 한 학생의 유족이 가해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연달아 불출석해 소송이 취하되게 하는 물의를 일으켰다.

변협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엄중 사안으로 인식한다"며 "김영훈 협회장 직권으로 조사위원회 회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고인 유족에게는 "깊은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8-2부(부장판사 김봉원)는 유족 이모씨가 학교법인 및 가해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 지난해 11월24일자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유족이 패소한 이유는 '3회 불출석으로 인한 항소취하 간주'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항소심에서 소송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을 지정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한다.

유족 측 소송 대리는 법무법인 해미르의 권경애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가 맡았다. 권 변호사는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저자로 페이스북에 정치 비평 글을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유족에게서 수임료를 받고 소송을 대리한 권 변호사가 재판에 3회 출석하지 않아 8년간 이어온 학교폭력 소송이 허무하게 끝난 셈이다.

권 변호사는 불출석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은 "목놓아 울어봐도 분통이 터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SNS에 썼다.

유족은 딸이 숨진 뒤 2016년 8월 서울시·학교법인·교직원·가해자 등 3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가 지난해 2월 "34명 중 1명에게만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자 불복해 항소했다.

유족은 "소송이 어떻게 되는지 연락이 없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니 소송이 취하됐다고 한다"며 "변호사가 출석 안해 취하됐다는 말을 듣고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안 갔냐고 물으니 한 번은 몸이 아파서였고 다음은 날짜를 잘못 적어 못 갔다고 한다"며 "제 아이를 두 번 죽인 것이며 자식 잃은 어미의 가슴을 도끼로 찍고 벼랑으로 민 것"이라고 분개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