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전·현직 검찰수사관에 상응하는 처벌"

수원지법서 첫 항소심…피고인들 혐의인정 및 무죄유지 입장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쌍방울그룹 수사기밀 유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검찰 수사관들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려달라"는 의견을 법원에 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7부(부장판사 김병수)는 6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기소된 수원지검 소속 현직 수사관 A씨(49)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직 검찰 수사관이자 쌍방울그룹 임원 B씨(50), 불구속 기소된 현직 변호사 C씨(56)에 대한 2심 변론을 종결했다.

이날 첫 항소심이 열렸지만 검찰과 피고인 측이 추가로 제출할 증거와 제시할 의견이 없어 결심공판으로 마쳤다.

검찰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해달라"며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A씨와 B씨 측 변호인들은 "죄를 인정하고 반성한다. 주변인들이 모두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점을 헤아려달라"는 취지로 최후변론을 마쳤다.

C씨 측 변호인은 "서류(수사기밀 문서)만 전달받았을 뿐,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 문건도 보면 완성도가 떨어졌다. 이러한 점을 살펴봐달라"고 전했다.

A씨와 B씨는 "죄를 저질러 죄송하다.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C씨는 "변호인으로서 법정에 서게 된 것이 송구스럽다. 다만, 피고인으로서는 억울한 점이 없잖아 있다"며 각각 최후진술을 마쳤다.

A씨는 2022년 5월24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B씨에게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사건과 관련된 수사기밀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A씨에게 같은 달 중순께 메신저 카카오 보이스톡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음성통화로 "쌍방울그룹 횡령·배임사건 관련, 범죄사실 만이라도 좀 알려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씨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접속한 뒤, 쌍방울그룹과 관련된 의혹 사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내용 등 수사기밀 사항이 다수 포함된 문건을 줄간격 등 편집해 2쪽 모아찍기로 총 6장을 출력하고 이를 전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같은 해 6월20~22일 쌍방울그룹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사실을 알게 되자 이튿날 B씨에게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됐으니 참고하세요" "오늘은 (예정된)압수수색 안 나간다" 등 카카오 보이스톡 앱을 통해 누설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C씨는 전직 검사 출신으로 쌍방울그룹 사외이사이자 이 사건 변론을 준비하던 변호사다.

C씨는 같은 해 5월25일 자신의 법률사무소가 위치한 서울 서초구에서 B씨로부터 해당 문건을 건네받은 뒤, 이를 PC용 파일 형식으로 저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9일 수원지법에서 이뤄진 원심에서 법원은 A씨에게 징역 2년을, B씨에게 징역 1년6월을, C씨에게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무죄선고가 된 점에 대한 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을 이유로, 변호인 측은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각각 항소를 제기했다.

A씨 등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은 오는 5월1일에 열릴 예정이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