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2000명 해고, 감원 태풍 닥친 글로벌 컨설팅업계

김지섭 기자 2023. 4. 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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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 로고./로이터 뉴스1

세계 최대 전략 컨설팅사인 맥킨지의 밥 스턴펠스 글로벌 운영 파트너가 지난달 직원들에게 글을 띄웠다. “우리는 일부 동료에게는 작별 인사를 해야 하고 (회사에 남는) 다른 이들에게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게 됩니다. 지금부터 각자에게 통보하겠습니다.”

팬데믹 당시 호황을 누린 글로벌 컨설팅 업체들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컨설팅 업체들의 감원(減員) 도미노는 맥킨지가 지난 2월 ‘프로젝트 매그놀리아’라는 이름의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맥킨지는 2000여 직원을 단계적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전체 직원(4만7000명)의 4.3%에 해당하는 규모다.

IT 부문 거대 컨설팅사인 액센추어도 최근 1만9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전 세계 직원(73만8000명)의 2.5% 규모이며, 구조조정은 앞으로 1년 6개월간 이어진다. 액센추어는 감원에 따른 퇴직금 지급 등 사업 효율화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만 15억달러(약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글로벌 회계·경영 컨설팅사인 KPMG도 미국 전체 인력의 2%인 700명가량을 내보내기로 했고, KPMG와 함께 4대 회계 법인으로 꼽히는 언스트앤드영(EY)은 최근 채용 목표치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컨설팅사가 잇따라 감원 카드를 꺼낸 이유는 경기 침체로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에는 기업들이 비대면 중심으로 시스템과 근무 체제를 바꾸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앞다퉈 컨설팅사 문을 두드렸다. 저금리와 각국 정부의 재정 확대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두둑한 현금을 확보한 기업들은 컨설팅 자문료를 내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컨설팅사들은 일손이 달릴 만큼 호황을 누렸다. 맥킨지는 코로나 이전 2만8000명(2018년)이던 직원을 지난해 4만7000명까지 늘렸을 정도다. 4년 사이 7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액센추어도 직원을 60%(45만9000명→73만8000명) 늘렸고, 매출은 50% 넘게 증가(443억달러→616억달러)했다. 하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미국 스타트업 정보 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미국 IT 업계 종사자 가운데 12만명가량이 해고됐다. 경기 악화로 존립의 기로에 선 기업들에 거액 컨설팅은 언감생심이다.

위기에 봉착한 컨설팅 업계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컨설팅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하며 생존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 자문에 머물지 않고 직접 구조조정에 개입하며, 기업들의 열악한 자금 사정을 감안해 비용 절감 효과에 따른 성과 보수를 받는 식으로 영업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비용 절감 컨설팅에 특화된 미국 ‘FTI컨설팅’과 같은 업체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0% 넘게 상승했다. IT서비스 관리 업체인 ‘퓨처테크엔터프라이즈’의 밥 베네로 최고경영자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하려는 기업들은 전략을 조언하는 수준의 컨설팅에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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