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오타니 시즌 첫승 지킨 ‘타자 오타니’···6이닝 1실점에 쐐기 타점

배재흥 기자 2023. 4. 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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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경기 선발 투수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가 3회초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USA투데이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제구 난조를 이겨내며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3번이나 출루하고 쐐기 타점도 올리며 자신의 승리를 지켰다.

오타니는 6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과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오타니는 이날 제구가 흔들리며 초반에 다소 불안했다. 1회에 연속으로 볼넷을 허용한 뒤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이때 수비에서 홈 쇄도를 시도한 1루 주자 타일러 프랑스를 잡아내 오타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부담을 덜어낸 오타니는 후속 타자 2명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오타니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으나 점수를 주지 않았다. 2회 2사 1, 2루 위기에서 로드리게스를 1루 땅볼로 잡았고, 3회 2사 만루에선 A.J. 폴록을 3루 땅볼 처리했다.

4회 무사 1루에서도 실점하지 않은 오타니는 5회와 6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오타니는 6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4볼넷 8삼진으로 1실점만 내주며 호투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8㎞였다. 개막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오타니는 2번째 등판에서 팀이 2-1로 앞선 7회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와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타자 오타니’의 활약이 승리의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3번 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1회 첫 타석에서 볼넷,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뜬 공,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3-1로 앞선 7회초 2사 1·2루에서 바깥쪽 낮은 공을 감각적으로 밀어 쳐 좌익선상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쳐 4-1을 만들었다.

이 안타가 없었다면 에인절스와 ‘투수 오타니’의 승리는 날아갈 뻔했다. 에인절스 불펜이 7회말 2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적시타로 만든 한 점의 리드를 지켜 4-3 승리를 거뒀다.

2타수 1인타 2볼넷 1타점을 올린 오타니의 시즌 타율은 0.263에서 0.286으로 올랐다.

한편 오타니는 이날 투타 모두에서 최초로 ‘피치 클록’ 규정을 위반한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는 1회말 볼넷 두 개를 거푸 내주고 적시타를 맞아 먼저 1점을 빼앗긴 뒤 이어진 1사 2루에서 칼 롤리의 타석 때 초구를 20초 안에 못 던져 ‘피치 클록’ 규정에 따라 볼 1개를 내줬다. 오타니는 6회초 타자로서 또 한 번 피치 클록을 지키지 못했다. 그는 무사 1루 상황에서 투수 맷 브래시를 상대하다 피치 클록 종료 8초 전까지 타격 자세를 취하지 않아 스트라이크 1개를 손해 봤다. 그러나 오타니는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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