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중 붕괴한 분당 정자교, 사고원인 `상수관로` 부실 점검

6개월전 보수·보강공사와 연관
분당구청 관리 부실도 도마위에
탄천교량 보행 차단·전면 통제

무너진 정자교 보행로.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보행로 붕괴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가 현재 정밀안전점검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상수관로 역시 안전점검 대상에 포함돼 있어 부실점검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분당구청은 지난 1월 30일 정자교 등 10개소 교량에 대한 정밀안전점검 용역을 발주하고 용역 수행 업체를 선정했다. 과업기간은 150일로, 정자교의 시설물관리계획 상 정밀안전점검 종료일(6월 30일)을 고려하면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어야 한다.

정자교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년에 한 차례 정밀점검, 반년에 한 차례 정기점검을 받아야 하는 시설물이다. 지난 2021년 정밀점검에서 C등급을 받았고, 작년 5월과 11월 두 차례 정기점검에서 모두 양호(B등급) 판정을 받았다.

최근 점검까지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고, 현재 점검이 진행중인 교량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부실점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정밀점검 과역 내용 중 현재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상수도관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어 구청과 점검 업체 모두 유지관리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작년 보수·보강공사를 진행한 뒤 6개월 만에 사고가 발생하면서 부실공사에 대한 조사도 필요해 보인다. 분당구청은 지난 2021년 정밀점검 결과 발견된 균열 등을 보수하는 공사를 작년 7월부터 진행했다. 당시 정자교 바닥판과 교대 및 교각에 대한 표면, 주입, 단면보수가 모두 이뤄졌다.

관리부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국토교통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 상 정자교의 관리주체는 성남시로 돼있지만, 관련 유지보수는 모두 분당구청에서 진행했다. 또 최근 이뤄진 보수공사와 지난 2012년 발견된 중대결함에 대한 보강 이력 등은 시스템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 발주처와 시공업체, 설계업체, 감리업체, 관리업체, 안전점검 업체까지 전 과정에서 걸쳐 있는 기업들이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따르면 정자교는 지난 1990년 착공해 93년 준공됐다. 설계는 삼우기술단, 시공은 당시 광주고속이 맡았다. 공사비는 약 124억원이 투입됐다.

시공사의 하자담보책임은 1998년 만료됐지만, 당국이 시공과정부터 수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들 기업도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성남시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최근 정자교 안전점검을 진행한 ㈜삼원 역시 수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