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신혜성에 징역2년 구형…“공황장애·우울증 앓았다” 항변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남의 차를 몰고 귀가한 혐의로 기소된 그룹 신화 멤버 신혜성(왼쪽에서 세번째)이 6일 오전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첫 재판에 출석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만취 상태로 타인의 차량을 운전한 가수 신혜성(44·본명 정필교)에게 검찰이 징역 2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서울 동부지법 형사4단독 심리로 열린 신혜성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자동차 불법사용 혐의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신혜성은 지난해 10월 10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새벽 남의 차를 몰고 귀가하다 송파구 탄천2교에서 잠든 채 발견됐다.

신혜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요구를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날 신혜성은 블랙 셔츠와 바지에 흰색 가디건을 입고 검은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법정에서 모자를 벗자 드문드문 흰머리가 눈에 띄었다. 신혜성은 판사가 신상정보를 확인하며 주소를 묻자 “이사한지 얼마 안 돼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신혜성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인은 “신혜성이 25년간 가수 신화로 활동하며 공황장애,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을 앓았다”며 “이로 인해 2021년부터 가수활동을 안하고 칩거하다시피 했다. 피고인의 지인들이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하거나 피고인이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 못해 미안하다고 하는 등의 일들도 있었다”고 변론했다.

이어 변호인은 “지난 2년간 심각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중에 알려질 것이 두려워 치료 못 받다가 최근 조금 호전돼 13년 만에 오랜 지인들과 만난 식사한 게 사건 당일이었다. 피고인이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술을 마셨는데 필름이 끊겨 이성을 잃고 음주운전했다. 만취운전은 잘못했지만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태서 예상하지 못하게 필름이 끊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변호인은 자동차 불법사용 및 음주측정 거부 혐의에 대해서는 “자신의 차량으로 착각해 탑승한 것이다. 대리 호출, 지인과 함께 탑승 등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무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차량 주인과 합의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설명했다.

또 “술에 취해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한다. 만취해 잠들었다가 갑자기 경찰이 측정을 요구해 당황해서 응하지 않은 것이고 이후 기억을 회복한 뒤 적극적으로 소명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귀가 중 연료가 부족해 대리운전기사가 먼저 하차했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처음부터 음주운전 하려던 건 아니었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적 물적 사고가 없었다”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상황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재범가능성이 낮으니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신혜성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혜성은 재판을 마친 뒤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짧게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법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재판부는 이달 20일 오후 판결을 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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