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 김기현號, '아성' 울산서 충격패…내년 총선 어쩌나
울산지역 4·5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교육감 선거에선 진보성향 후보가, 구의원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울산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시장을 지내고, 도합 4선을 한 지역구(울산 남구을)가 있는 '아성'(牙城)이다. 같은 날 치러진 전북 전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는 8%대의 저조한 득표율에 그쳤다. 내년 4월 총선을 1년여를 앞두고 받아든 이번 재·보궐 선거의 성적표를 두고 여당으로부터의 민심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4·5 재·보궐 선거 투표결과에 따르면 울산 남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재개표를 진행한 끝에 최덕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450표를 얻어 6297표를 득표한 신상현 국민의힘 후보를 153표 차이로 꺾었다. 국민의힘 당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울산에서 민주당 구의원이 깃발을 꽂은 것이다.
같은 날 치른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선 진보 성향 천창수 후보가 당선됐다. 천 당선인은 61.94%(15만3140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보수 성향 김주홍 후보는 38.05%(9만4075표)에 그쳤다.
울산은 그동안 보수당이 강세를 보인 지역으로 꼽힌다. 김기현 대표가 울산에서만 4선을 했고 울산시장도 지냈다.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울산 중구), 이채익 공동선거대책위원장(울산 남구갑)도 울산을 지역구로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김 대표가 울산에 직접 내려와 선거 지원 유세를 했다. 박 의원과 이 의원도 이달 1일 남구 수암시장에서 지원 유세를 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초 울산을 찾은 바 있다. 비록 직접적인 유세 활동을 펼친 것은 아니지만 정부와 여당이 당정일치 기조를 가져가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지역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당 안팎에선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해 '우파 천하통일' 등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졌다. 여기에 근로시간 개편, 저출산 대책 등과 관련해 당정 간 정책 혼선, 한일 정상회담 반발 여론 확산 등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실제로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3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3월27~31일 조사,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7.1%에 그쳤다. 같은 업체의 전당대회 직전 조사인 2월27일~3월3일 조사에선 44.3%를 기록했지만, 두 달여만에 7.2%포인트가 하락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재·보궐 선거의 유일한 국회의원 선거구인 전주을에선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도 8%의 득표율에 그치며 당선에 실패했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전주에서 15%대를 득표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김기현 지도부 출범 후 첫 현장 최고위를 전북 전주에서 개최하는 등 총력지원을 펼쳤지만, 진보당 소속 강성희 후보(39.07%)에 크게 밀렸다. 지난해 5월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진 선거였던 만큼 당내에선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얘기도 나왔던 곳이다.
이같은 텃밭에서의 패배를 두고 민심이반을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무리 기초의원 선거지만 울산 남구에서 보수 후보가 1대1 상황에서 패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는 고령층 투표가 많아 보통 유리한데도 대선이나 지방선거 때보다 10% 가까이 (국민의힘) 득표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다는 의미"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충북 청주 나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이상조 국민의힘 후보(48.38%)가 당선됐다는 것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여야 동수였던 청주시의회의 주도권을 국민의힘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경북도의원 구미시 제4선거구와 포항시의원 북구 나선거구 등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 지역 2곳도 간신히 지켜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당 지도부 분위기도 뒤숭숭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이번 재·보궐 울산지역 선거 결과에 대해 "청주에선 이겼다"며 짧게 답하고 자리를 떴다. 이와 관련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중원을 차지하는 청주에서 민주당이 가지고 있었던 의회를 우리가 가지고 올 수 있었다"면서 "청주시(의회)는 국민의힘이 과반을 넘은 걸로 알고 있다.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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