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선발승···김성근 전 감독, 와다 통해 KBO 베테랑에 주고싶은 메시지
김성근 전 감독 “열린 귀와 , 두뇌 회전 돋보여”
고참 티 없이 묵묵히 자기 몫 “변화를 아는 선수”
와다 쓰요시(소프트뱅크)는 한국 야구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오래전 그는 일본 야구대표팀을 이끄는 좌완투수로 ‘한국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한국 야구에는 ‘삿포로 참사’로 남아있는 2003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아테네올림픽 예선전) 한국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동안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4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한 뒤로 한국 타자들을 자주 괴롭혔다.
와다의 한국전 스토리는 끝난 지 오래지만, 그의 야구인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1981년 2월생으로 만 42세의 와다가 지난 5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전에 시즌 첫 선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4안타 3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마수걸이 승리와 함께 일본프로야구 통산 151승째를 거뒀다.
와다는 2016시즌 15승(5패)을 따낸 뒤 다시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매시즌 변화를 통해 생존 싸움을 하고 있다.
‘니시스포’ 등 일본 매체는 6일 와다의 경기 내용과 함께 그가 그간 기울인 노력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와다는 지난 겨울 필라테스를 통해 몸의 밸런스를 다시 만들며 스프링캠프 들어서는 새로운 구종까지 습득했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의 투수가 새 구종을 장착하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로 흔한 일은 아니다. 와다는 변화의 각도와 힘이 동반된 파워 커브와 슬러브를 새 시즌 피칭 메뉴에 추가했다.
와다는 지난해 말 프로 20년차 시즌을 보낸 뒤 “이제 내게도 ‘끝’이 보이는구나, 야구선수로서 종점에 왔구나”라고 하면서도 “그래서 이제는 더 무서울 것이 없다”며 향후 이어질 ‘보너스 투수 인생’을 다짐했다.
와다는 KBO리그의 중견 또는 베테랑 투수들에게도 하나의 메시지가 되는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 ‘최강야구’ 몬스터즈 사령탑이기도 한 김성근 전 감독은 지난해까지 소프트뱅크에서 코칭스태프로 일본에서 지내며 가까이서 와다를 지켜봤다. 김 전 감독은 6일 전화통화에서 와다의 첫승 소식에 관한 대화를 하던 중 그의 ‘머리’와 ‘귀’에 주목했다. 또 그에 따른 메시지를 국내 선수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어했다.
지난해 봄의 일화 하나. 와다는 매경기 4이닝이 넘어가면 페이스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와다가 구속을 더 내려고 팔 스윙을 하면서 힘을 들여 고개까지 숙이는 동작을 두고 어드바이스를 했다. 올라설 때까지 올라선 선수였지만, 와다는 자기 것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때도 그랬다.
김 전 감독은 “4회쯤이 되면 팔 스윙이 바뀌었다. 나이 들어 스피드를 의식하다 보니 고개를 더 숙이는 모습도 나타났다. 변화의 필요성을 보고 ‘볼을 앞에 두고 회전을 더 주는 것에 신경쓰자’고 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며 직구가 살아났다”고 전했다.
김 전 감독은 듣는 ‘귀’와 함께 이해하는 ‘머리’도 주목했다. “5년 동안 지켜봤지만, 참 똑똑하다. 와다는 던지는 순간 공을 감추는 폼(디셉션)이 장점이다. 그런데 상체가 빨리 넘어가며 그런 것 역시 사라진 것을 보고는 다시 폼을 수정하면서 마운드에서 어떻게든 살려고 한다”며 문제가 있을 때마다 빠르게 조정하려는 장점을 높이 평가했다.
끊임없이 기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배경은 역시 야구선수로서 기본자세에 있는지 모른다. 김 전 감독은 “노장이라고 해서 그런 표시를 전혀 내지 않는다. 묵묵히 자기 할 것을 다 한다”며 “올봄에도 내전근(사타구니) 부상 소식이 있어 ‘어렵겠구나’ 했는데, 이렇게 다시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최근 프로야구 정규시즌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투수들의 제구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을 걱정했다. “와다를 보면 등판 이후, 다음 등판을 기다리며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 투구폼과 밸런스를 체크한다”며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던졌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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