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기소된 트럼프는 지지율 급등…바이든은 ‘반사 이익’?

홍석우 2023. 4. 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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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려 34건의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그는 대선 재출마를 선언한 자신을 막기 위한 정치 수사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선 대선을 1년여를 앞두고 갈라진 미국 분위기 전해드립니다.

홍석우 기자, 미국 언론들, '전례 없는' '역대 처음' 같은 표현을 사용하면서 실시간으로 보도를 쏟아냈어요?

[기자]

네, 전직 대통령의 죄는 묻지 않는다는 게 미국 사회의 불문율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현직을 막론하고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전례 없는' 이라는 표현이 나온 겁니다.

미국 언론들은 숙소인 트럼프 타워를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 차량을 헬기로 쫓았고요.

법원으로 향하기 전 이렇게 주먹을 불끈 들어 올리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 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전직 대통령이란 점을 예우해 수갑을 차거나 포토라인에 서진 않았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많잖아요?

법정 바깥에서 불상사는 없었습니까?

[기자]

네, 뉴욕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세웠습니다.

트럼프 타워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법원 근처 도로를 봉쇄했는데요.

뉴욕 경찰 3만 5천 명이 비상 대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택을 떠나기 전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에 "마녀 사냥"이라며 지지자들에게 항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뉴욕 맨해튼 일대에선 트럼프 기소를 둘러싼 찬반 시위가 계속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법원 첫 출석을 '기소인부 절차'라고 표현하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미국 법원에서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알려주고, 죄를 인정하냐 아니냐를 묻는 절차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부 무죄라며 부인했으니 이제 배심원들이 참여하는 재판 절차가 시작됩니다.

50여 분가량 진행된 기소인부 절차는 방송 생중계가 허용되진 않았고요.

이렇게 사진만 찍을 수 있어서 방송들은 사진을 보여주며 법정 상황을 전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34개였습니다.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한 혐의고, 뉴욕타임스가 주목한 건 성추문 입막음용 돈 거래 의혹입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성추문을 폭로하겠다는 여배우의 입을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시켜 13만 달러, 우리 돈 1억 7천만 원을 건넨 것을 조사해 왔습니다.

이걸 회계 장부에 '법률 자문 비용'으로 기재했거든요.

이걸 '문서 위조' 혐의라고 보는 거죠.

검찰은 불륜 사실이 알려지면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돈을 준 것을 숨기려 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미 언론이 계속 의혹을 제기했던 또 다른 성인용 잡지 모델과 아파트 도어맨에게도 입막음용 거래를 했다는 혐의 역시 드러났는데요.

미 언론들은 34개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한 건마다 4년씩 최대 136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앨빈 브래그/뉴욕 맨해튼 지방검사장 : "지난 2016년 대선과 관련한 범죄들을 감추기 위해서 그랬다는 증거들이 있습니다."]

[조 타코피나/트럼프 측 변호인 : "이번 공소장 공개는 미국에서 법치가 죽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 이번 일을 정치 문제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정치 수사'라며 SNS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검사와 판사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미국 지방 검사장은 선거로 뽑히고, 당적을 가질 수도 있는데요.

검사가 민주당원이라는 겁니다.

판사에 대해서는 트럼프를 싫어하는 판사라며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배심원 선정도 유리하게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맨해튼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지역입니다.

트럼프 측은 뉴욕 안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층이 많은 지역인 스태튼아일랜드 법원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이 가짜 사건은 2024년 대선을 겨냥한 선거 개입입니다. 당장 공소가 기각돼야 합니다."]

[앵커]

재판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언론들은 전과가 없고, 전 대통령이자 내년 대선 도전자라는 점을 거론하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정식 재판을 시작하는 데만 수 개월에서 길게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일단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네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기소 이후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고 공화당 내 입지는 더 공고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7%로, 공화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1위입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율을 넘어선 데 이어 이젠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 : "트럼프가 내년 대선에 출마해 다시 대통령이 되는 걸 보고 싶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미국 대통령 최초로 기소됐다는 치욕을 감추기보다 되레 드러내놓고 선거 운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기소 이후 정치 후원금이 하루 새 4백만 달러, 52억 원이 모금됐을 정도입니다.

[앵커]

지지층만 모은다고 대선 본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지 않나요?

[기자]

네, 이번 기소가 향후 이어질 '사법리스크'의 시작이 될 수 있고, 결국,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의회 폭동 사태 선동과 백악관 기밀자료 무단 반출, 조지아주 선거 개입 등의 혐의로도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데요.

CNN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60%가 이번 기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 시민 : "모든 미국 시민과 마찬가지로 정의가 실현되길 기대합니다. 대통령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60%라는 지지 응답을 살펴보면요.

민주당 지지층은 94%가 기소 지지, 공화당 지지층은 79%가 반대해 선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내년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선, 벌써 달아오르네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에 정치 수사라는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고, 민주당은 다른 후보보다 쉬운 상대라며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잘 들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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