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음식’ 짜장면, 1970년엔 100원이었는데···올해 평균 가격은?
밀가루·식용유·양파 값 상승 영향
1970년 100원서 작년 6000원대로
짜장면은 예나 지금이나 ‘서민음식’의 대표주자다. 서민들은 아이들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 행사가 있을 때 아이들과 함께 짜장면을 즐긴다. 짜장면의 최대 강점은 이른바 ‘가성비’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이 좋고, 그래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이제 서민들은 짜장면조차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각종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짜장면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4월 14일 이른바‘블랙 데이’를 앞두고 짜장면 가격을 조사했다고 6일 밝혔다. 그 결과, 올해 짜장면의 평균 가격은 6361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의 5011원과 비교하면 26.9% 상승한 것이다.
그렇다면 짜장면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뭘까. 물가정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짜장면에 들어가는 주재료 8개 품목(밀가루·식용유·양파·설탕·대파·청오이·돼지고기·춘장)의 가격이 급등한 것을 핵심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8개 품목의 가격은 5년 전에 비해 평균 55.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짜장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밀가루·식용유·양파 가격은 2018년 대비 각각 46.9%, 33.2%. 16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오이의 경우는 무려 275.0%나 올랐다.
물가정보 관계자는 “짜장면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사태에 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한 것과 기후변화 등을 꼽을 수 있다”면서 “짜장면의 주요 재료인 양파 등 채소류의 경우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분석했다.
한국물가정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70년의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은 100원이었다. 이후 짜장면 가격이 10배 올라 1000원대를 기록한 것은 1990년이었다. 1995년에는 2000원대로 올랐고, 2003년에는 3000원대로 가격이 뛰었다. 2011년 4000원대를 찍은 짜장면 가격은 2018년 5000원대로 상승했고, 지난해 6025원으로 6000원대로 올라섰다.
물가정보 관계자는 “1970년 이후 53년 사이에 짜장면 가격이 63배 상승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음식의 대표인 짜장면 가격이 오르면서 다양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가정보의 조사 과정에서는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0.5인분 메뉴를 만들어 가격 부담을 낮춘 중식당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요즘은 집에서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이른바 ‘짜장라면’을 즐기는 소비자도 많다.
물가정보에 따르면, 짜장면은 19세기 말 인천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 중국 산둥반도의 노동자들이 고국의 음식인 ‘작장면(炸醬麵)’을 재현해 먹던 것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설이 있다. 이후 약 60년이 지나면서 한국식 춘장이 개발됐고, 사실상 ‘한국 음식’인 짜장면이 등장하게 됐다. 이동훈 물가정보 조사부 선임연구원은 “1970년대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조리 시간이 짧고 배달이 쉽다는 장점 때문에 전성기를 맞게 되면서 짜장면이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랙데이’는 ‘발렌타인 데이(2월 14일)’와 ‘화이트 데이(3월 14일)’가 지나간 뒤인 4월 14일을 이른다.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연인이 없는 사람들끼리 짜장면이나 아메리카노 등 검은색 음식을 먹고 서로를 위로하는 날로 여겨진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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