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수입 막힌 中, WTO에 조사 요구

中, WTO 통해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의 합동 제재 항의

지난 2월 28일 중국 장쑤성 쑤첸현의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이 웨이퍼를 검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와 거래가 막힌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를 상대로 미국 등의 중국 제재를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6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3∼4일 열린 WTO 상품무역이사회에 참가한 중국 대표는 3국의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에 대해 "WTO의 공정성과 투명성 원칙에 반하고, 권위와 유효성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WTO 규칙을 위반할 가능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대표는 3국이 의도적으로 중국을 차별하고 있는 지 WTO 차원에서 조사해야 한다며 "(3국 사이에) 무언가 합의가 있다면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의 주장에 대해 미국 대표는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로 WTO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고, 일본 측도 "WTO 협정에 준한 법률을 근거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역시 "반도체 규제 강화는 안보와 연관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은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가 3분할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이 반도체 장치를 무기 개발·생산 등에 쓰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나섰다. 중국은 같은해 12월 WTO의 분쟁 해결 절차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미국은 일본과 네덜란드에게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일본은 오는 7월부터 첨단 반도체 수출에 추가 규제를 도입하기로 했고 네덜란드도 반도체 기술 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일본과 네덜란드 모두 규제 강화 소식을 알리면서 중국이나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중국 국영방송인 중앙TV(CCTV)는 5일 보도에서 중국이 WTO 회의를 통해 3국 규제에 대한 조사 및 감시 강화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가 우리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수출을 제한했다”며 3국이 규제 강화에 대한 계획과 후속 조치를 WTO에 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