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까 무섭다” 붕괴 공포에 성남 분당 교량 보행로 잇따라 운행 통제
성남시, 수내교 통행도 차단
지난 5일 성남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분당 지역 교량 보행로가 안전 사고 우려로 잇따라 차단되고 있다.
성남시는 정자교 붕괴 사고 이후 “수내교 보행로 일부가 기울어져 있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해당 교량의 통행을 차단했다고 6일 밝혔다. 수내교는 붕괴 사고가 발생한 정자교에서 탄천 하류(북쪽) 방향으로 약 1.7㎞ 떨어져 있다.
정자교에서 탄천 상류(남쪽) 방향으로 900여m 떨어진 불정교에서도 비슷한 민원이 접수됐고, 일부 구간 침하 현상이 확인돼 양방향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성남시는 이들 교량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한 뒤에 이상이 없으면 보행로 통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수내교, 불정교 등을 방문해 “안전진단을 통해 위험 요소를 최대한 신속하게 파악하고 즉시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탄천에 설치된 교량은 19개로, 정자교처럼 모두 1993년 이전에 준공돼 30년이 넘었다. 이들 교량 모두 1년에 2차례 육안으로 점검하는 ‘정기안전점검’과 2년에 1차례 장비로 점검하는 ‘정밀안전점검’에서 B등급(양호)과 C등급(보통)을 받았다.
성남시는 안전점검 등급과 무관하게 사고가 발생하자 탄천에 설치된 전체 교량에 대해 긴급 점검을 벌이고 있다. 또 성남시 전체 211개 교량에 대한 전면적인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교량의 노후화 정도, 균열, 변형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성남시와 별개로 도내 지방도에 설치된 716개 교량을 관리하는 경기도건설본부는 안전점검업체에 공문을 보내 교량 하부에 상수도관 등이 함께 설치된 교량을 중심으로 철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경찰도 정자교 붕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 수사 전담팀은 전날 분당구청의 교량 관리 업무 담당자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분당구가 지난해 8월29일부터 11월26일까지 3개월간 진행한 성남지역 교량 정기점검에서 정자교가 A~E 등급 중 2번째인 B등급(양호) 판정을 받은 과정 전반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정자교의 바닥판 표면 보수와 단면 보수가 이뤄지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교량 안전점검과 보수공사를 한 업체 관계자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또 이 사고로 사망한 30대 후반 여성의 사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 오전 9시45분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에서는 양쪽에 있는 보행로 중 한쪽 보행로가 무너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다리를 지나고 있던 A씨(30대)가 숨지고 B씨(30대)가 크게 다쳤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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