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률 44%..."농지감소 대책 필요"
6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한국농촌계획학회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국토 및 농촌계획 분야 전문가 60여 명과 함께 '지속가능한 국토계획 및 이용을 위한 농지의 역할과 관리방안'을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LH 토지주택연구원 이삼수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비도시지역 면적은 전체 국토 면적의 83.3%를 차지하고 있으나, 현행 국토계획체계는 도시 편향적 계획체계를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을 아우르는 계획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위원은 비도시지역에 대한 계획적 관리방안으로 △용도지역제 개편 △계획허가제 도입 △토지이용계획체계 개편 등을 제시했다.
용도지역제 개편은 국토계획법상의 농림지역을 농업지역과 산림지역으로 구분해 개편하고, 토지이용 및 관리는 개별 법률을 통해 운용해 나가는 방식이다. 계획허가제는 비도시지역 개발 시 난개발을 막기 위해 토지이용계획을 기초로 허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이다.
토지이용계획체계 개편은 '국토계획법'상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의 용도지역과 시가화용지, 시가화예정용지, 보전용지의 용도구분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방안이다.
(사)건축공간연구원 여혜진 연구위원은 인구감소 추세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시가화용지와 시가화예정용지 중 약 30% 수준은 아직도 개발되지 않고 있어 오히려 과잉 공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가화용지를 늘리기 보다는 '국토계획법' 상 관리지역에 포함된 농지의 복합사용을 인정하고 유휴농지는 유형을 분류해 농지로서 활용가치가 낮은 농지는 자연화하는 등 유휴농지의 활용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채광석 연구위원은 '농지의 다원적 기능 제고와 체계적 관리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농지보전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수립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국토기본법' 상에도 농지의 다원적 기능 등 공익성과 관련된 규정이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농지 보전목표 설정 및 기본계획 수립의 법제화와 '국토기본법'상 농지정책의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농지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농지 적성 평가를 시행하여 농지 용도지역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농지전용협의 시 농지전용심사 기준에 관한 세부지침이 없어 면밀한 심사가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세부 기준 마련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세미나 토론자로 참석한 (사)연구그룹미래세상 채미옥 이사와 국토연구원 김승종 연구위원, 전남대학교 김윤형 교수, 서울대학교 배승종 교수, 목원대학교 최봉문 교수 등은 농지와 토지 보호의 중요성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농지이용과 국토발전의 방향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좌장을 맡은 채미옥 이사는 농지를 쌀 생산지, 개발후보지, 미개발지로만 보는 인식에서 탈피해야 하며 무의미한 계획과 불필요한 규제 완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종 연구위원은 농지보전부담금 부과액 상향을 통한 개발이익 환수, 우량농지에 대한 전용 수요 차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형 교수는 법률과 제도는 사회 여건 변화에 따른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농지가 가진 공익성에 대해 전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농촌 공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승종 교수는 농식품부와 국토부는 관계 법령상 농림지역(농지)에 대한 정의 및 시각이 상이하므로 정합성을 높일 필요가 있고, 실효성 있는 계획을 수립해 우량농지는 보전하고 보전 가치가 낮은 농지는 규제를 푸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봉문 교수는 선계획-후개발 원칙인 국토계획법은 도시지역에 적합한 체계이지만 보전이 필요한 농림지역에 이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현 국토계획법은 입법 취지와 다르게 전 국토를 준비 없이 개발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어 운영 방식에 있어 관리기관의 책임이 크다고 언급했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한국농촌계획학회는 "이번 세미나가 국토계획분야와 농촌계획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속가능한 국토계획 및 농지 관리방안에 대해 고민해 본 최초의 토론회"라며 "양 학회는 국토의 균형 있는 개발과 관리를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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