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좋네” FA 재벌 1위, 양의지의 기운인가…’타율 0.467’ 25번의 사나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번호 좋네.”
NC 외야수 김성욱이 5일 잠실 두산전서 타석에 들어서자 두산 포수 양의지에게 들었던 얘기다. 양의지는 NC 시절 25번을 달고 뛰었고, 두산으로 떠나면서 25번의 주인공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 등번호를,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성욱이 쓰고 있다.
김성욱은 시즌 초반 펄펄 난다. 특히 4~5일 잠실 두산전서 공포의 9번 타자였다. 올 시즌 3경기서 15타수 7안타 타율 0.467 1홈런 5타점 3득점 OPS 1.300. 5일 경기서는 결승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아직 표본이 적긴 하지만, 김성욱은 군 복무를 하면서 야구를 대하는 마인드가 확 바뀌었다.
김성욱은 “시범경기서 좋은 타격감은 아니었는데, 확신은 있었다. 캠프에서부터 폼보다 심리에 중점을 뒀다. 예전엔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했다. 이젠 불안감이 사라졌다.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한다.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1군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이, 상무를 다녀와서 기술적, 정신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무래도 개인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다. 연봉 고과에 크게 반영이 안 되는 현실도 있고, 상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2군 투수 혹은 타자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임하는 부분도 있다.
즉, 결과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고 자신의 야구를 살찌우기 위해 이런저런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김성욱도 “상무 감독님,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줬다. 예전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냉정함을 잃은 건 아니다. 김성욱은 “오늘 잘 친 건 오늘로 지나가는 것이다. 오늘 잘 쳤다고 내일 잘 친다는 보장은 없다”라고 했다. 한편으로 박건우, 손아섭 등 국가대표급 외야진 사이에서 경쟁을 펼치는 현실에 대해서도 “경쟁은 어디서든 하는 것이다. 다른 선수를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했다.
단, 양의지의 기운(?)은 인정했다. KBO리그 최고 오른손타자의 기운을 받았다고 해석했다. 김성욱은 “원래 31번, 0번, 16번을 달았다. 의지 형이 두산으로 가고 나서 25번이 비어 있길래 택했다. 의지 형이 잘 했으니 그 기운을 받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농담이 섞인 얘기다. 김성욱이 시즌 초반 잘 하는 건 순전히 본인의 노력 덕분이다. 강인권 감독은 김성욱의 상무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자신만의 것이 정립됐다”라고 했다. 기술적인 연구, 노력 없이 1군에서 잘 치는 건 불가능하다.
어쨌든 NC로선 김성욱의 존재감이 꽤 든든하다.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이 옆구리 긴장 증세로 4~5일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손아섭이 지명타자로 나가면 김성욱과 한석현의 몫이 커진다. 두 사람을 주전급 백업으로 분류한 구단 및 코칭스태프의 안목이 적중할 조짐이다. 한석현도 4일 경기 결정적 실책을 딛고 5일 경기서 2안타를 날렸다.
[김성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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