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광현의 프로 첫 완투승이 반가운 이유, 감독이 본 '열린 사고방식'

SSG 좌완 오원석. / OSEN DB

[OSEN=인천, 홍지수 기자]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좌완 오원석(22)이 올해 잘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오원석은 그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간 ‘포스트 김광현’으로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올해 캠프를 앞두고 김광현이 오원석을 비롯해 ‘좌완’ 후배들을 데리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니 캠프’를 차려 시즌을 준비하기도 했다.

귀중한 시간이었다. 오원석을 비롯해 백승건 등 후배들은 리그 최고 좌완 김광현과 함께 귀중한 시간을 보냈다. 후배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됐을까.

김 감독이 봤을 때, 오원석의 성장 비결은 따로 있다. 물론 김광현을 따라 나선 시간도 귀중한 경험이었겠지만, 기본적으로 오원석의 마음가짐, 사고 방식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나 오원석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와 시즌 2차전은 우천 취소됐다.

전날 1차전 때도 비는 내렸지만 6회까지 진행이 됐고 7회말 SSG 공격 때 중단됐다. 경기는 그대로 SSG의 3-1 승리로 끝났다. 이날 선발 등판한 오원석은 7회까지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오원석은 프로 데뷔 후 첫 완투승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원석이가 너무 좋은 투구를 했다”면서 “상황이 되면 원석이도 충분히 9이닝 완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런 기대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오원석의 스마트함 때문이다.

김 감독은 “오원석의 슬라이더가 좋아졌다. 그는 스마트한 선수 같다. 그 누군가(김광현 포함)에게 배운 영향도 있겠지만, 배운대로 만들어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충분히 받아들이고 계속 연습을 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원석이 그렇다. 자기 것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SSG ‘에이스’ 김광현은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다. 빠르고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가 있어 리그 최고 투수가 됐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스승이어도 결국엔 제자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오원석은 배울 준비가 된 학생인 것이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남의 조언, 충고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선수다. 사실 이 부분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 자존심, 고집이란게 있다. 보통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 몸에 익힌 것을 프로에 와서 바꾸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오원석은 받아들이고 변화를 시도한다. 김 감독은 “(사고방식이) 좀 열려 있다. 잘 하고 있다. 그런데 꾸준한게 중요한데, 원석이는 (고집을 부리기보다)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고방식이다. 그게 원석이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이 봤을 때, 아직 첫 등판일 뿐이지만 스트라이크도 많이 넣고 기복도 많이 줄었다. 꾸준한 훈련을 통해 구속도 올랐다. 누군가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는 오원석의 ‘열린 사고방식’ 때문이라는 게 김 감독의 얘기다.

또 오원석의 호투가 반가운 이유가 또 있다. 외국인 투수 애니 로메로가 캠프 때 부상 이후 자취를 감췄고, 커크 맥카티는 지난 2일 KIA전에서 고전했다. 토종 선발들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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