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과 함께 커지는 ‘지하철 음주사고’ 위험…취객·토사물 미리 막는다
일상회복 이후 지하철 승객이 급증하면서 음주에 따른 지하철 안전사고 대책이 마련된다. 이용객 수와 사고 발생이 비례하는 데다 최근 술자리가 늘면서 야간 시간대 취중 탑승도 다시 눈에 띄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8호선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은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기 전인 1월 753만명에서 열차 내부를 제외한 승강장 등의 의무 착용이 해제된 2월 854만으로 100만명 넘게 증가했다. 2022년 2월(651만명)과 비교하면 200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하철 열차 안에서 착용 의무도 지난달 20일부터 해제됨에 따라 승객 증가세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사 측은 음주 사고와 토사물에 대한 선제 대응 방식을 갖추기로 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련 사고 등이 잦은 지역은 순찰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토사물은 시범적으로 ‘가리개’를 사용할 방침이다. 직원이 이를 소지하고 순찰하다가 토사물을 발견하면 미끄럼방지를 위해 일차적으로 가리개로 덮어 놓은 뒤 즉시 치울 수 있도록 조치해 사고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토사물은 악취 등의 문제뿐 아니라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뛰어가던 승객이 밟아 미끄러져 다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공사 측에 따르면 지난 2019년 7호선을 타고 귀가하던 50대 승객이 토사물을 밟고 미끄러져 119에 후송됐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무릎에 영구적인 장애가 남았다.
휴지로 닦은 후 걸레로 정리하는 토사물은 지하철역 청소 노동자들의 업무 피로를 높이는 원인이기도 하다. 유동 인구가 많은 역은 하루 20건 이상을 처리하기도 한다.
2020~2022년 토사물 관련으로 고객센터 문자로 접수된 민원은 1만3928건으로 하루 평균 약 13건씩 발생했다. 회식과 모임이 많은 목요일~토요일, 오후 9~10시에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오후 9시 이후 접수 민원이 70% 수준이다. 공사 관계자는 “2022년 지하철 안전사고 중 음주 후 탑승으로 발생한 사고가 26.1%(1004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취중 탑승은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에서 몸을 가누지 못해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 지하철 직원에게 폭언·폭행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2020년 이후 3년간 발생한 직원 피해 532건 중 술 취한 사람으로 인한 사례(237건)가 44.5%다.
이에 공사 측은 시민들이 토사물이나 만취 사고 우려 인물 등을 발견하면 고객센터나 ‘또타지하철’ 앱으로 신고하거나 역 직원에게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일상회복으로 위축됐던 음주 문화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문제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지하철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 확보, 쾌적한 환경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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