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PGA투어와 LIV골프 대결장이 된 마스터스

방민준 2023. 4. 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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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김주형 프로, 타이거 우즈, 로리 맥길로이.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매년 4월 둘째 주가 되면 지구촌 골프 팬들의 이목은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쏠린다. 20세기 최고의 아마 골퍼이자 한 해에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골퍼인 '구성(球聖)' 바비 존스(1902~1971)가 자신의 골프 철학을 담아 조성한 코스에서 열리는 대회라 골프선수라면 한 번이라도 이 대회를 출전하는 것을 생애 최고의 영광으로 여긴다.



 



28살의 젊은 나이에 은퇴한 그는 1932년 금융가인 친구 클리포드 로버츠와 함께 이 코스를 만들어 이듬해 공식 개장했다. 그는 1934년부터 세계적인 유명 프로 골퍼들을 초청하여 '오거스타 내셔널 인비테이션 토너먼트'를 개최했고 1939년 대회 이름을 마스터스라는 변경해 지금까지 지구촌 최고 골프대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 마스터스가 올해는 PGA투어와 LIV골프의 대결장이 되었다. 7~10일(한국시간) 열리는 마스터스에 모두 89명이 초청장을 받았다. PGA투어 소속 71명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는 LIV골프 소속 선수 18명이다.



 



마스터스는 PGA투어가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그동안 독자적으로 대회를 개최해온 기준과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에 초청장을 받은 선수들은 마스터스 역대 우승자와 최근 5년 동안 메이저대회 우승자, 지난해 메이저대회 상위권자, 최근 1년 동안 PGA투어 우승자, 지난해 PGA투어 챔피언십 출전자 등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나름대로 정한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다. 
이 기준을 고수하다 보니 PGA투어가 자체적으로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을 금지한 LIV골프 소속 선수 18명도 참가하게 됐다. 



 



PGA투어 소속 선수로는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존 람, 패트릭 캔틀레이, 맥스 호마, 카메론 스미스, 잰더 쇼플리 등 톱 랭커들은 물론 그동안 마스터스에서 다섯 차례 우승한 타이거 우즈도 출전한다. 세계랭킹 반영도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는 LIV골프 소속 선수들 중에는 더스틴 존슨, 패트릭 리드, 브룩스 켑카, 필 미켈슨, 세르히오 가르시아, 버바 왓슨, 브라이슨 디섐보, 샬 스워츨, 호아킨 니만 등이 출전한다. 
한국선수로는 임성재, 김주형, 김시우, 이경훈 등 4명이, 한국계 선수로는 케빈 나, 이민우 등이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랐다.



 



PGA투어와 LIV골프의 관계는 미묘하다. 그동안 세계 골프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누렸던 PGA투어 측은 그렉 노먼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비호를 받으며 PGA투어의 유명선수들을 빼가자 LIV골프 소속 선수의 PGA투어 출전을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꽤 많은 선수들이 돈을 좇아 LIV골프로 둥지를 옮겼다.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 등 PGA투어의 정통성을 지키자는 선수들은 LIV골프로 옮긴 선수들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양 진영의 선수 출전에 제한을 두지 않는 DP월드투어(유런피언투어)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디펜딩 챔피언인 스코티 셰플러가 주최하는 만찬을 앞두고 LIV골프 소속 선수들의 참석 여부와 자리 배치 등이 관심을 모았으나 만찬은 큰 문제 없이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PGA투어를 대표하는 인기 선수였던 필 미켈슨은 "마스터스에서 경쟁하는 많은 선수들은 수십 년 동안 친구였다. 그 친구들을 다시 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선수들 간에는 PGA투어와 LIV골프처럼 날카로운 대립감은 없는 듯하다. 5일에는 로리 매킬로이와 LIV골프의 브룩스 켑카가 연습라운드를 갖기도 했다. 



 



세계 골프의 양대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함에 따라 마스터스가 전례 없는 흥행 바람을 타고 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메이저 16승 도전, 세계랭킹 1~3위인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존 람의 1인자 경쟁도 볼만하지만 LIV골프 소속 선수의 우승 여부도 관심사다. 



 



202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더스틴 존슨, 필 미켈슨.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LIV골프를 이끄는 그렉 노먼은 인터뷰에서 "만약 LIV골프 선수 중 한 명이 우승한다면 마지막 18번 홀에서 나머지 17명의 축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IV골프 선수들 전원이 자신의 경기가 끝나도 대회장을 떠나지 않고 기다렸다가 동료의 우승을 축하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렉 노먼으로서는 단번에 LIV골프의 위상을 세계 골프 팬들에게 심어줌은 물론 PGA투어 선수들의 LIV골프 유인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된다. PGA투어와 LIV골프의 대결구도가 마스터스 최고의 흥행카드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의 위상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임성재가 마쓰야마 히데키, 카메론 스미스와, 김주형은 로리 맥길로이와 샘 번즈, 김시우가 톰 호기와 필 미켈슨과 한 조로 경기를 펼친다.



특히 신인인 김주형은 조 편성은 물론 기자회견장, 연습라운드 등에서 파격에 가까운 특급대우를 받고 있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와 올 시즌 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샘 번즈와 같은 조로 경기하는 김주형은 지난 4일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프레드 커플스와 함께 9홀 연습라운드를 돈 후 5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 샘 번즈, 챔피언스투어의 제왕 베른하르트 랑거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가졌다. 



 



공식 기자회견에도 로리 매킬로이, 존 람과 함께 입장했다. 김주형에게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김주형 뒤에 우즈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2005년 우즈가 그린 자켓을 입은 모습을 처음 보고 우즈와 같은 최고의 골프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 그로선 영광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PGA투어가 김주형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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