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비가 대형참사는 막았다. 다리 붕괴 전 날까지 꽃놀이 인파"
인도가 교각에서 벗어난 형태…접선 부분 균열
받혀지지 못하고 떠있어…가로등 등 하중 ↑
관리 예산 부족…점검 정밀하지 못했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자동 주민 (익명), 김장호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어제 오전 9시 45분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 위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탄천은 차로와 보행로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한쪽 보행로가 갑자기 붕괴된 겁니다. 잠깐 사고 순간의 영상을 저희가 보여드릴 텐데 아주 짧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란 뜻이죠. 집중해서 보시겠습니다. 우산을 쓴 시민이 교량 위를 지나가는데 신호등이 갑자기 기우뚱하더니 다리가 무너져 내리죠. 모자이크 처리된 부분이 시민인데요. 시민의 모습도 화면에서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이렇게 두 명이 5m 아래로 추락했고 한 명은 숨졌고, 한 명은 중상입니다. 여기가 무슨 인적 드물고 외진 곳의 다리도 아닙니다. 번화가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지, 우선 이곳을 매일 지나다녔던 주민 한 분 연결해보죠.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정자동 주민>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네, 어제 사고 소식 듣고는 얼마나 놀라셨어요.
◆ 정자동 주민> 네, 처음에 소식 듣고 딱 사진을 봤는데 너무 자주 다니고 익숙한 곳이어서 진짜 소름 돋게 깜짝 놀랐습니다.
◇ 김현정> 거기가 어떤 곳인지가 궁금한데,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그리고 사람들의 이동량이 많은 다리인가요?
◆ 정자동 주민> 네. 거기가 정자역 근처라서 사람이, 그러니까 회사도 많고, 그 옆에 아파트 그리고 학교 그런 게 되게 많은 곳이거든요.
◇ 김현정> 학교가 주변에 몇 개나 있어요, 그 근처에?
◆ 정자동 주민> 아마 한 초중고가 7개 정도는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되게 많이 다니고 등하교 하는 길이거든요, 그 길이.
◇ 김현정> 그리고 그 탄천 밑으로도 산책을 많이 다니는 길이에요?
◆ 정자동 주민> 네, 네. 그래서 요즘에 날씨가 되게 좋았잖아요. 꽃 피고 그래서 정말 사람이 많았었어요, 요즘 금방에도.
◇ 김현정> 어제 비가 와서 그렇지 그러면 비 오기 직전까지 화창할 때는 그 밑으로도 위로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산책을 다녔단 말씀이세요?
◆ 정자동 주민> 네, 네. 사람들 엄청 많았고요. 그리고 거기가 학원가도 되게 가깝거든요. 그래서 학교 끝난 학생들이 되게 우르르 그 다리를 건너는 것도 되게 많이 봤어요. 그래서 등교나 하교 때였으면 어땠을까 그런 끔찍한 생각도 들더라고요.
◇ 김현정> 어제 사고 시간이 오전 9시 45분입니다. 만약 한 시간만 빨랐어도 더 큰 참사로 이어질 뻔 했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 정자동 주민> 네, 네. 시간, 그나마 평일, 오전 비오는 오전이어서 통행량이 제일 적었던 것 같기는 한데. 정말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던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평소에는 그 다리 지나다니면서 좀 이상하다, 위험하다 이런 생각을 안 해보셨습니까?
◆ 정자동 주민> 전혀 해본 적이 없죠. 거기는 워낙 번화한 곳이고 낡았다고 해도 다 비슷비슷하잖아요, 다리들이. 그래서 그런 생각을 전혀 해본 적이 없는데. 그런데 사고 나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까 한 3, 4년 전쯤에도 야탑에서 다리가 균열이 돼서 통제가 됐었던 기억이 나는 거예요.
◇ 김현정> 야탑이요? 야탑이라고 하면 그 정자동 근처인가요?
◆ 정자동 주민> 예, 같은 분당인데. 그래서 기사를 제가 찾아보니까 이번하고 똑같이 보도부가 균열이 일어나서 떨어진 경우더라고요, 그때도.
◇ 김현정> 3, 4년 전에 야탑역 근처에 이런 다리가 차단이 된 적이 있어요?
◆ 정자동 주민> 네, 네. 이렇게 큰 다리는 아니었고 이름이 야탑10교더라고요, 정확히. 그래서 그런데 그때도 보니까 기사에 보니까 한 달 전에 안전 등급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다리도. 이번에도 안전 등급을 받았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도대체 저희 다니는 시민들은 어떤 전문가가 어떤 점검을 하는 건지. 점검을 해도 이런 사고가 나니까 되게 신뢰가 안 가고, 다리 사정이 다 비슷할 것 같고. 이런 일이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되게 불안하고 걱정입니다. 그리고 정상 등급을 받았다는 게 저희는 그게 제일 불안한 거죠. 앞으로 점검을 한다고 해도.
◇ 김현정> 성남시 분당구 지리를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거기가 이런 식의 크고 작은 탄천들이 맞나요?
◆ 정자동 주민> 네. 탄천이 딱 관통을 하고 있어서 다리가 되게 많아요, 거기를 건너는 크고 작은 다리들. 이번에 다리는 되게 큰 다리였고. 작은 다리도 많고 동네 아파트랑 모두 연결이 돼 있어서 통행량은 다 많다고 봐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거기가 탄천이 지나고 있군요. 그러니까 한강에 있는 큰 다리, 주로 우리가 걸어 다닐 일 없는 그런 다리하고는 전혀 다른 거네요. 수도 없이 주민들이 오고 가는 그런 다리들, 걸어서 다니는 다리들이 엄청 많아요.
◆ 정자동 주민> 네, 네.
◇ 김현정> 예. 그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그런 말씀. 지금 이번 다리 같은 경우에는 길이가 108m였더라고요. 108m 중에 50m가 지금 무너진 건데. 이렇게 크고 작은 다리들이 많다면 특히나 지자체, 정부에 당부하고 싶으신 부분 있을 것 같아요. 한 말씀 하시죠
◆ 정자동 주민> 아까 말씀드린 대로 어떤 전문가가 어떤 점검을 하는 건지 저희가 신뢰가 안 가는 상태니까, 정말 진짜 전문가가 진짜 점검을 해서 정상 등급을 받았다 하면 등급을 받았다 하면 모두가 신뢰할 수 있고 그냥 다 믿고 다닐 수 있게 그렇게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정자동 주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 다리를 매일 건너 다니는 분이세요. 근처에 사시는 주민 한 분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계속해서 전문가 연결해 보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김장호 교수를 연결할 텐데요. 앞에서 주민이 말씀하신 대로 이 근처에 이런 방식으로 지어진 다리가 꽤 많다고 합니다. 지어진 시기도 비슷하다는 얘기죠. 노후화도 비슷하게 됐을 거라는 얘기인데 안전 진단이 잘 되고 있는 건지 또 이번 다리의 경우는 어땠던 건지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세요?
◆ 김장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앞서 주민도 말씀하셨지만 평소에 무슨 흔들림이라든지 이런 전조를 전혀 못 느끼셨다는 거예요? 영상을 봐도 멀쩡하다가 갑자기 순식간에 한 10초 만에 와르르 무너집니다. 붕괴 원인 어떻게 보십니까?
◆ 김장호> 아까 주민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게 한 30년 정도 된 다리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보면 그게 철근 콘크리트 슬래브교라고 공식적으로 얘기를 하는데요. 이 슬래브교가 밑에 하부의 교각이 있고 교각 위에 상판 같이 다리를 올려놓는 건데.
◇ 김현정> 얹어놓는 거죠.
◆ 김장호> 얹어놓는 건데 인도 쪽이 약간 이렇게 교각에서 벗어났어요. 양쪽에.
◇ 김현정> 교각에서 벗어났다는 얘기는 그러면은 차로하고 인도가 있는데 차로와 인도, 인도를 날개라고 봤을 때 날개 접선 부분에 균열이 생겼다. 이 말씀이세요.
◆ 김장호> 제 생각에는 그게 교각이 안 받쳐진 상태에서 이렇게 떠 있는 거죠.
◇ 김현정> 떠 있죠. 그렇죠.
◆ 김장호> 그러면 이게 그걸 공식적으로 캔틀리버브라고 그러는데 그쪽이 또 가로등 같은 거 있지 않습니까? 그게 거기에 설치가 돼 있어요. 그쪽에. 그러니까 하중이 많이 걸리는데 그리고 그게 하늘에 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죠. 안에 받치고 있는 게 없으니까.
◆ 김장호> 받치는 게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게 30년이 되면 노후화가 일어나고 그리고 하중도 거기가 제일 세고 그렇기 때문에 보시는 바와 같이 인도 쪽이 이렇게.
◇ 김현정> 떨어져 나간 거예요.
◆ 김장호> 떨어져서 쫙 관통되는 형식의 파괴가 일어난 게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쪽에 받침이 없는 부분까지 이렇게 떨어져 나간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제가 쉽게 상상을 하시라고 날개라고 표현했는데 양쪽에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 거기는 날개처럼 붙어 있었는데 몸통과 날개를 잇는 그 부분에 균열이 생기면서 노후화로. 뚝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러니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그런데 의아한 게 뭐냐면 이 다리가 평소에 전혀 관리가 안 됐느냐 그게 아니에요. 정기 안전점검을 6개월에 한 번씩 받았고요. 정밀검사는 2천년대 들어서 11번 받았습니다. 만약 정기안전점검이 의사가 배에다 대고 진찰하는 거라면 정밀 검사는 내시경 하는 거잖아요. 그것도 다 받았는데 안전, 정기안전 점검에서는 5, 5개 등급 중에 2등급 받았고 정밀검사도 최근에 있었는데 철근 콘크리트 다 괜찮다는 진단 받았다는 겁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 김장호> 지금 이게 제가 알기로는 이게 성남시하고 분당구에서 교량, 거기 분당과 판교를 연결하는 거기에 한 28개인가의 이런 형태의 교량이 있어요.
◇ 김현정> 꽤 많답니다, 거기에.
◆ 김장호> 왜냐하면 탄천에 넘어가야 되니까 그런데 분당구와 성남시가 교량을 관리하는데 예산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 같아요. 시 단위로 움직이는 거니까 이게 무슨 국토부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도 아니고 성남시 예산으로 이걸 운영을 하다 보니까 점검이라는 것 자체가 정밀적으로 이루어질 수가 없고 말 그대로 정기 점검은 육안으로, 육안으로 이렇게 쭉 살펴보고 콘크리트의 균열이 났는지 녹이 슬어서 이게 빨간색으로 바뀌었는지 이 정도 보는 거지 이걸 갖다가 정밀적으로 아까 얘기하신 대로 하지를 못하는 그런 예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 김현정> 정기 안전 점검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밀 검사도 1차 정밀 검사를 지난달에 받고요. 철근하고 콘크리트 문제 없다 났대요. 그리고 2차 정밀검사를 앞두고 있었답니다. 지금 진행 중인 상황이었어요. 정밀검사는 최소한 그래도 정밀하게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김장호> 그러니까 정밀검사가 있고요. 정밀진단이 있어요.
◇ 김현정> 다른 거예요?
◆ 김장호> 네, 그러니까 우리가 재건축을 하면 진단을 받는 걸로 돼 있거든요.
◇ 김현정> 안전 진단 그런 거 받죠.
◆ 김장호> 그러니까 그건 아주 모든 장비와 인력과 기술을 동원해서 전체적인 것을 보는 거고요. 정밀 점검은 육안으로는 보다 조금 더 나가겠지만 예를 들어서 하부에 가서 교량이 얼마나 변이가 일어났는지 이 정도는 보지만 그걸 갖다가 아주 세밀하게 무슨 초음파 장치를 동원해서 내부에 있는 철근이 어떻게 됐고 콘크리트를 코어를 떼서 강도가 저하되고 이런 거는 안 합니다.
◇ 김현정> 제가 잘못 알고 있었는데 저는 이름이 정밀검사길래 당연히 내시경, 우리 사람 내시경 하듯이 그렇게 들여다보는 건 줄 알았는데 정밀 검사와 정밀 진단이 다르다.
◆ 김장호> 다릅니다.
◇ 김현정> 다른 그러면 저런 다리가 지금 분당에만 분당구에만 10개가 있고요. 이게 지금 전국적으로는 한 56개 똑같은 방식이 56개가 있답니다. 그리고 방식은 달라도 저런 식의 교각을 따지자면 3만 8722개가 있거든요. 이거 지금 어떨지 모른다는 얘기네요?
◆ 김장호> 한 예를 들어드리면.
◇ 김현정> 30초 남았습니다. 교수님.
◆ 김장호> 캘리포니아에서도 이게 문제가 되고 있고요. 교량들을 재복구해야 되는데 너무 예산이 많이 들어서 그런 것들이 쉽게 쉽게 처리가 안 되고 있고요. 그래서 우리도 이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지를 검토를 깊게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전국에 있는 여러분 큰 다리 말고요. 저 정도 한 100미터 되는 작은 다리가 굉장히 많아요. 3만 8722개. 그중에서 30년 넘은 게 20%입니다. 이 다리들 이번 기회에 그럼 한 번씩 다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십니까?
◆ 김장호> 하면 좋은데 아까도 말씀하신 바와 같이 예산이 문제가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돈 드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저렇게 해서 사고가 나면 이거 어떻게 하나 이 소리가 먼저 나오네요. 알겠습니다. 교수님. 도움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장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김장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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