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8년 버틴 학폭 소송, 변호사 불참해 어처구니 없게 패소 "날짜 착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학교폭력으로 딸을 잃은 어머니가 8년 넘게 끌어온 소송이 변호사의 불출석으로 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변호사는 유족에게 이 사실을 숨겨 상고 기회를 날리면서 판결은 확정됐습니다.
이씨는 자신의 SNS에 "지난 3월 권 변호사에게 재판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고 묻자 한참을 머뭇거리다 소송이 취하됐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씨는 변호사의 불참으로 뒤집힌 판결이 확정된 것도 모자라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패소 사실도 유족에 5개월 동안 숨겨
"날짜 착각" 해명 후 SNS 폐쇄 잠적
유족 "법 아는 변호사가 딸 두 번 죽여"
학교폭력으로 딸을 잃은 어머니가 8년 넘게 끌어온 소송이 변호사의 불출석으로 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변호사는 유족에게 이 사실을 숨겨 상고 기회를 날리면서 판결은 확정됐습니다.
이 변호사는 '조국 흑서'로 알려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로 올린 권경애 변호사입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학폭으로 숨진 박 모양의 모친 이 모씨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난해 11월 24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인 박양은 지난 2015년 극단적 선택을 했고, 이씨는 이듬해 학교법인과 가해 학생들의 부모 등 3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 대리는 권경애 변호사가 맡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한 가해 학생 부모 A씨가 이씨에게 5억 원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지난해 2월 원고 일부승소를 판결했지만, 나머지 37명 가운데 4명은 이씨가 소송을 취하했고, 나머지 33명은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씨는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33명 가운데 19명에 대해 항소했고, A씨 역시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하지만 권경애 변호사는 지난해 9월 22일과 10월 13일, 11월 10일 등 3차례 열린 항소심 재판에 모두 나타나지 않았고, 이씨의 항소는 취하됐습니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재판의 양쪽 당사자가 3차례 이상 출석하지 않거나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권경애 변호사는 이 사실을 유족에게 5개월 넘게 숨겼고, 유족은 상고 기회를 놓쳤습니다.
변호사의 어처구니 없는 불출석으로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혀 패소가 확정된 겁니다.
이씨는 자신의 SNS에 "지난 3월 권 변호사에게 재판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고 묻자 한참을 머뭇거리다 소송이 취하됐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공개사과문을 게시하라고 하니 '그렇게 되면 자기는 매장된다. 그것만은 봐달라'며 애원했다"며 "정치만 떠들어서 자신이 맡은 사건을 불참으로 말아먹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토로했습니다.
이씨는 "가해자들이 재판에서 이겼다고 떠들고 다닐 걸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다 못해 망연자실한다"며 "법을 잘 아는 변호사가 딸을 두 번 죽였다"고 비판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이씨에게 처음에는 법원 앞에 갔지만 쓰러져서 출석을 못했고, 그 다음은 날짜를 착각했고, 마지막으론 직원이 그만 둬 일을 보다 재판에 못 갔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이씨는 변호사의 불참으로 뒤집힌 판결이 확정된 것도 모자라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항소가 취하되면 소송비용액 확정 사건을 통해 비용 부담을 결정하게 되는데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이씨를 상대로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권 변호사는 사실이 알려지자 SNS를 폐쇄했고,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