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복합위기에 中企 ‘기술신용대출’ 성장세 꺾였다

김유진 기자 2023. 4. 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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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등 복합위기 상황에 기술금융의 성장세가 꺾였다.

금리 부담이 늘며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수요가 정체되고, 은행권 역시 도산 위험 확대에 따라 신용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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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 자금 조달 숨 고르기
은행권, 신용 리스크 관리 집중
하반기 기술금융 성장세 회복 가능성 있어
일러스트=이은현

고금리 등 복합위기 상황에 기술금융의 성장세가 꺾였다. 금리 부담이 늘며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수요가 정체되고, 은행권 역시 도산 위험 확대에 따라 신용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본이 부족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에 미래 가치를 인정해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술신용대출 건수는 83만6936건으로 집계됐다. 기술신용대출은 지난해 2월 83만3752건을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해 11월에는 88만4378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대출 건수가 5%가량 줄어들며 다시 1년 전 수준인 83만건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기존 대출의 연장 및 대환, 증액을 제외한 순공급 금액을 뜻하는 기술신용대출 평가액 역시 지난해 11월 256조6000억원에서 올해 2월 245조6000억원으로 4.29%가량 줄어들었다.

은행권은 복합위기에 따라 중소·벤처기업이 자금 조달을 줄이면서 기술신용대출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기술신용대출의 금리가 일반 중소기업 대출의 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며 이자 비용의 확대가 부담스러운 기업들이 자금 조달 규모를 무작정 늘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도 지난해 2분기 16.2%를 기록한 뒤 지난해 말 12.6%로 점차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중소기업의 총이자비용이 5조900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손민균

또한 은행권의 신용 리스크 관리 강화도 기술금융 성장세가 꺾인 원인으로 꼽혔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은행권은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신용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은 0.39%로 전월 말 대비 0.07%포인트 증가했다. 아직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의 착시 효과가 있음에도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소기업도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대출을 실행하려는 경향이 있고, 은행 역시 신용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은행권이 기술금융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로 갈수록 해당 대출을 늘릴 수 있겠지만, 당장은 신용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라고 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은행권의 기술금융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현재도 기술력이 있는 기업에는 대출을 지속 실행하고 있다”라며 “특히 금융 당국의 기술금융 실적 평가에도 대비해야 해 투자 매력도가 높은 차세대 기업에는 대출을 확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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