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 납치 살인' 주범 "돈 주면 더 큰 보답하겠다"

안동준 2023. 4. 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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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 '배후' 황 씨에게 2021년 9월 1일 메시지
황 씨, P 코인 투자 홍보 일하며 피해자와 갈등
"메시지 이후 차용증 쓰고 총 4천만 원 빌려줘"
"주범 착수금 4천만 원 받았다" 진술…금액 일치

[앵커]

강남 납치 살인사건의 주범 이경우가 지난 2021년 이 사건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유 모 씨 아내에게 보낸 메시지를 YTN이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이경우는 돈을 주면 더 큰 보답을 하겠다고 했고 자신은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연락 이후 유 씨 부부는 이경우에게 모두 4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안동준 기자!

이경우가 유 씨 아내에게 연락한 건 언제였습니까?

[기자]

네, 강남 납치 살인사건의 주범 이경우가 이 메시지를 보낸 건 지난 2021년 9월 1일이었습니다.

어제 살인 교사 혐의로 체포된 코인업계 관계자 유 모 씨 아내 황 모 씨에게 보낸 메시지인데요.

황 씨는 과거 피해자와 함께 가상화폐 P 코인 투자 홍보 일을 하며 피해자와 갈등을 빚어 왔는데, 이경우도 피해자 권유로 P 코인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경우는 이 메시지에서 투자금 8천6백만 원이 휴지 조각이 됐다며 가족과 지인에게 투자를 권유한 6천만 원에 대한 압박이 들어와 너무 힘들다고 황 씨에게 호소했습니다.

또, 피해자가 해결됐다고 해서 믿었지만 큰 그림에 이용당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너무 화가 나 미칠 지경이라고 피해자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황 씨에게 3천만 원 정도만 도와달라며 한 번만 살려준다면 당연히 더 큰 보답을 할 것이라고 재차 호소했습니다.

자신은 말로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며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황 씨 측은 이경우가 이 메시지를 보낸 뒤 같은 해 9월 10일에 차용증을 쓰고 황 씨가 3천5백만 원을 빌려줬고, 이후 남편 유 씨가 추가로 5백만 원을 빌려줘 총 4천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범행 착수금으로 거론되는 돈과 일치하는 금액인데, 이 돈을 착수금 성격으로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납치·살인 공범 중 한 명인 황대한은 이경우가 착수금 4천만 원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황 씨 측은 이경우에게 건넨 4천만 원을 착수금으로 보기에는 시점이 너무 빠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경우가 부부에게 돈을 받은 건 지난 2021년 9월, 그러니까 이후 1년 6개월여가 지나서야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황 씨 측은 오히려 이 메시지를 근거로 이경우에게 건넨 돈이 착수금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는데요.

범행 착수금을 차용증까지 쓰고 계좌 이체해서 건넨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돈을 빌려준 이유도 특수부대 출신인 이경우가 해코지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경우가 황 씨에게 보낸 메시지 속에 담긴 피해자에 대한 적대감의 진위는 불분명하지만, 유 씨 부부가 이런 점을 이용해 범행을 교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공범 황대한이 진술한 4천만 원이 차용증을 쓰고 빌려준 4천만 원과 다른 돈일 가능성도 아직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살인교사 혐의로 황 씨 남편 유 씨를 체포한 경찰은 이들 부부의 계좌 추적과 주변 수사를 통해 이번 범행의 전모를 밝혀내려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YTN 안동준입니다.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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