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 앞둔 경남 정치지형 변화 예고…후보군 속속 윤곽
정의, 창원 성산 도전…국힘 13·민주 3 현 구도, 어떻게 바뀔지 관심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이정훈 김선경 박정헌 이준영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남지역의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경남에서는 2017년 대통령 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약진했지만 지난해 연이어 치러진 3월 대선 및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보수세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현재 경남지역 국회의원 16석 중 13석을 차지한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도 승기를 잡을지, 3석만을 쥔 민주당이 반격에 성공할지, 정의당 등 제3당 후보가 입성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내년 경남에서 16석 전석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성산구를 포함한 창원 3석 및 김해·양산·거제 등 8석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선거구 5곳 몰린 창원…국힘 일색 구도에 민주·정의 도전장
인구 100만명이 넘는 특례시인 경남 최대 도시 창원시에는 선거구 5곳이 몰려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이 5석 모두 싹쓸이했다.
창원 성산은 현직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3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허성무 전 창원시장과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당 위원장이 승부를 벼르고 있다.
창원 의창에서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국민의힘 여성 의원으로서는 당내 최다선인 5선에 성공한 김영선 의원이 6선을 노린다. 민주당 김지수 전 경남도의회 의장과의 재대결이 점쳐진다. 두사람의 대진표가 짜지면 지난해 보선 이후 리턴매치다.
마산회원과 마산합포에서도 국민의힘의 경우 현직인 윤한홍 의원과 최형두 의원의 재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민주당에선 맞수로 각각 송순호 마산회원 지역위원장과 이옥선 마산합포 지역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진해에서는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이 3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김진옥 진해 지역위원장과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포함해 몇몇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국민의힘의 경우 현재로서는 현역 의원들의 재출마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당내 경쟁자 출현 및 전략공천 등으로 새 판이 짜일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낙동강 벨트' 김해·양산 격전 예고…국힘 "탈환" vs 민주 "수성"
국회의원 4석이 걸린 경남 동부권 김해시·양산시는 낙동강을 경계로 부산 강서권과 함께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혈전을 벌이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린다.
두 지역은 민주당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근거지인 부산과 동일 생활권이다.
여기에 김해시는 노 전 대통령 고향, 양산시는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하기 전에 살았고 지난해 5월 퇴임 후에도 사저를 지어 사는 곳이다.
이런 사정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경남에서도 2000년대 이후 민주당 지지세가 비교적 견고한 곳으로 꼽힌다.
2020년 직전 총선에선 민주당은 전체 지역구 4석(김해 2석·양산 2석) 중 3석을 가져갔다.
민주당이 경남에서 승리한 유일한 총선 지역구 3곳이 김해·양산에서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국힘이 시장 선거, 지방의회 선거에서 모두 이겨 낙동강 벨트 탈환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김해갑이 지역구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민주당의 낙동강 벨트가 무너졌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해갑에서 내리 3선을 한 그는 "'낙동강 벨트'라는 그동안 공들여 쌓아 올린 동진 교두보를 모두 날려버렸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여기 주저앉을 수는 없다. 한없이 낮은 자세로 민심을 다시 얻기 위한 반성과 성찰로 새로 출발하겠다"고 밝혀, 지방선거 실패를 총선에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역민들은 내년 총선에서 또다시 여야가 사활을 걸고 싸울 지역으로 어김없이 낙동강 벨트를 또다시 꼽는다.
국민의힘은 김해, 양산 4석을 모두 석권해 실지(失地) 회복을, 민주당은 수성(守城)을 노린다.
경남 중동부 내륙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는 역대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국힘 3선의 조해진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총선 때마다 후보 물색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지역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통영·고성과 거제에서는 각각 현직인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과 같은 당 서일준 의원의 재출마가 유력하다.
민주당에서는 통영·고성 출마자로 양문석 지역위원장, 강석주 전 통영시장, 백두현 전 고성군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거제 선거구에서는 변광용 전 거제시장이 도전한다.
보수 아성 서부권…사천·남해·하동은 판세 안갯속
서부 경남은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인 데다 노년층이 많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했다.
다가오는 총선도 기존 국민의힘 의원들의 우세 속에 민주당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1대 총선부터 8대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경남의 보수화 경향이 짙어진 만큼 서부경남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외 타 정당 후보들은 당선까지 험난한 고개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산청·함양·거창·합천을 제외한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3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섣불리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경남의 TK'라 불릴 정도로 서부경남 내에서도 보수색이 강한 진주는 기존 국민의힘 의원들의 재출마 가능성이 높다.
진주갑은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3선에다 정책위의장이라는 배경에 힘입어 4선 도전이 유력하며 민주당은 갈상돈 진주갑 지역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진주을은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의 재선 도전에 지난 총선에 나왔던 민주당 한경호 진주을위원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점쳐진다.
사천·남해·하동은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판세가 안갯속에 빠졌다.
현역 의원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만큼 이에 대한 지역 내 여론이 당락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청·함양·거창·합천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대구·경북과 정치 성향이 유사해 보수색이 짙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도 42.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반면 민주당 서필상 후보는 득표율이 17.9%에 그친 만큼 김태호 의원이 재출마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총선 1년을 앞두고 경남에서도 후보군이 점점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한꺼번에 여러 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치르자는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서는 출마 구도 등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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