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이 태극기를"…외교문서로 본 모가디슈 극적 탈출
[앵커]
소말리아 내전 당시 남북 대사관의 탈출극을 그린 영화 '모가디슈'는 2년 전 개봉되고 나서 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며 화제가 됐었죠.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더욱 주목받았는데 그때의 급박한 탈출 상황이 담긴 외교문서도 공개됐습니다.
영화와 실제 상황은 얼마나 다르고, 어떤 내용이 당시 기밀로 다뤄졌을까요?
이어서 한상용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효과음> "우리가 같이 편먹고 뭔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노? "살 사람은 살아야겠죠"
1991년 1월10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한국 공관원과 교민 7명, 북한 공관원과 그 가족 14명, 모두 21명은 차에 나눠탄 뒤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뚫고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대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운전사 1명은 군인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고 이는 영화 '모가디슈'의 한 장면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남북 대사관이 모가디슈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상황이 생생하게 담긴 당시 외교문서가 공개됐습니다.
문서에선 북한 운전사가 "왼쪽 심장에 1발이 박혔으나 초인적인 의지력을 발휘해 1분간 계속 운전"했다거나 "초인적 사명감에 묘를 찾아 경배했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이탈리아 대사관 후문에 도착한 뒤 7분간 총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 서기관이 태극기를 높이 흔들면서 '우리가 외교관'이란 것을 표시하기도 했다는 현장 상황도 소개됐습니다.
영화 같은 탈출과 총격 장면이 완전히 허구가 아님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문서인 셈입니다.
당시 강신성 주소말리아 한국대사가 약탈을 당해 북한 대사관에서 나온 김룡수 대사에게 제안해 한국 관저에서 남북 외교관과 그 가족이 함께 1박한 내용도 자세히 기술돼 있습니다.
식품을 양측이 공평히 나눠 쓰고, 정치적 이야기는 최대한 삼간다는 원칙을 정했다는 내용도 문서에 담겼습니다.
강 대사는 이탈리아 측 협조로 케냐에 무사히 도착한 뒤 김 대사에게 하룻밤 더 함께 지내자고 제안했지만 김 대사는 완강히 거절하면서도 그간의 협조에 사의를 표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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