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카페 ‘선물 폭탄’ 테러범 “언론사 취직 시험인 줄 알았다”

권윤희 2023. 4. 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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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선물 폭탄' 테러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다리야 트레포바(26)가 취직 시험이라는 말에 속았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매체 폰탄카가 입수했다는 연방수사국(FSB) 심문 녹취록에 따르면 트레포바는 "우크라이나 언론 매체에서 일자리 제안을 받았는데, 먼저 인턴십 형태로 일련의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트레포바는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폭탄 테러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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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페 테러 혐의를 받는 다리야 트레포바(26)가 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바스매니 법원에 앉아 있다. 2023.4.4 AP 연합뉴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페 테러 혐의를 받는 다리야 트레포바(26)가 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바스매니 법원에 앉아 있다. 2023.4.4 AP 연합뉴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선물 폭탄’ 테러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다리야 트레포바(26)가 취직 시험이라는 말에 속았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매체 폰탄카가 입수했다는 연방수사국(FSB) 심문 녹취록에 따르면 트레포바는 “우크라이나 언론 매체에서 일자리 제안을 받았는데, 먼저 인턴십 형태로 일련의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0, 본명 막심 포민) 주최 행사에 참여해 그와 안면을 트는 것이 첫 번째 미션이었다고 트레포바는 진술했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폭발이 일어나기 전 연설하고 있다. 타타르스키는 이날 오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카페에서 ‘사이버 전선 Z’라는 이름으로 팬들과 애국 행사를 열었다. 행사가 열린 곳은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소유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수십 명이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다. 2023.4.2 AP 연합뉴스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0, 본명 막심 포민) 개최 애국 행사 ‘사이버 전선 Z’에 참석한 다리야 트레포바(26)는 타타르스키에게 조각상이 든 선물 상자를 건넸는데, 5~10분 후 조각상이 터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타타르스키가 사망하고 최소 32명이 다쳤다. 수사당국은 조각상 안에 폭발력 TNT 300~500g 규모의 폭약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텔레그램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0, 본명 막심 포민) 개최 애국 행사 ‘사이버 전선 Z’에 참석한 다리야 트레포바(26)는 타타르스키에게 조각상이 든 선물 상자를 건넸는데, 5~10분 후 조각상이 터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타타르스키가 사망하고 최소 32명이 다쳤다. 수사당국은 조각상 안에 폭발력 TNT 300~500g 규모의 폭약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당시 길었던 트레포바의 머리는 체포 당시 짧게 잘려 있었다. 텔레그램

트레포바는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폭탄 테러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당시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타타르스키가 개최한 애국 행사 ‘사이버 전선 Z’에 참석한 트레포바는 타타르스키에게 조각상이 든 선물 상자를 건넸는데, 5~10분 후 조각상이 터지면서 타타르스키가 사망하고 최소 32명이 부상을 입었다.

수사당국은 조각상 안에 폭발력 TNT 300~500g 규모의 폭약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폰탄카에 따르면 트레포바가 운반한 ‘선물 폭탄’은 익명성 강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주문됐으며, 익명으로 중개인에게 전달됐다.

그 다음 모스크바의 한 택시 기사가 트레포바에게 선물 폭탄을 전달했는데, 택시 기사도 자신이 폭탄 배달을 한 줄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현지언론은 트레포바가 폭발 직후 택시 여러 대를 갈아타며 4시간가량 시내를 돌다 집으로 들어가 짐을 챙겨 나왔다고 전했다. 또 그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국제공항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항공권을 샀으나 공항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카페 ‘선물 폭탄’ 테러를 벌인 혐의를 받는 다리야 트레포바(26) 2일(현지시간)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0, 본명 막심 포민) 주최 애국행사가 열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로 선물 상자를 들고 들어가고 있다. 상자 안에는 타타르스키를 본뜬 조각상이 들어 있었는데, 수사당국은 조각상 안에 폭발력 TNT 500g 규모의 폭약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폭발 사건으로 타타르스키가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선물 폭탄’ 테러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다리야 트레포바(26)가 사건 직후 짐을 챙겨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모습. 2일 러시아에서는 의문의 카페 테러가 발생,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0, 본명 막심 포민)가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선물 폭탄’ 테러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다리야 트레포바(26)가 사건 직후 짐을 챙겨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모습. 2일 러시아에서는 의문의 카페 테러가 발생,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0, 본명 막심 포민)가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트레포바는 사건 다음 날인 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처에서 체포됐다. 폭발 당시 긴 머리였던 트레포바는 체포 당시 짧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체포 직후 트레포바는 수사당국에 자신은 운반만 했을 뿐 선물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몰랐으며, 이용당한 거라고 호소했다. 선물을 건넨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는 “나중에 설명하겠다”고만 답했다.

트레포바는 4일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본부가 위치한 모스크바로 호송됐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잠정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건의 죄명을 ‘살인’에서 ‘테러 행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형사법은 테러 범죄를 종신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하원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테러와 테러 지원, 테러 조장 등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형법 개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그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날 모스크바 바스매니 법원은 트레포바의 구속 적부 심사를 진행했고 조사 2달 간 구금 명령을 내렸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폭발이 발생해 러시아의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본명 막심 포민, 사진)가 사망했다. 2023.4.2 러시아투데이
2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 주변을 경찰이 둘러싸고 있다. 2023.4.2 AP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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