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이 왜 나와?...서튼, 21살 좌완 '성장통'에 내놓은 해답 [SS시선집중]

김동영 기자 2023. 4. 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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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재능은 있다.

래리 서튼(53) 감독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60) 이야기를 해답으로 꺼냈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은 더 잘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 후퇴하지는 않았다. 마운드에서 싸우려는 의지를 보였다. 모든 투수들이 성장통을 겪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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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이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전에서 7회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분명 재능은 있다. ‘성장통’이 극심하다. 롯데 김진욱(21)이 첫 등판부터 애를 먹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래리 서튼(53) 감독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60) 이야기를 해답으로 꺼냈다.

김진욱은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경기에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올라와 0.1이닝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3으로 뒤진 7회말 올라왔다. 볼넷 3개로 순식간에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여기서 롯데는 김진욱을 내리고 김상수를 올렸다. 이 순간 경기가 중단됐다. 최종 강우 콜드가 됐다.

김진욱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시즌 첫 경기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속구는 높거나 옆으로 빠졌고, 변화구 제구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20개를 던졌는데 볼이 13개에 달했다.

지난 2021년 롯데의 2차 1라운드 지명자다. 계약금만 3억7000만원이다. 기대치가 높았다. 첫 시즌부터 1군에서 던졌다. 39경기 45.2이닝,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했다.

2년차인 2022시즌에는 14경기 출전이 전부다. 46.2이닝을 던지며 2승 5패, 평균자책점 6.36을 기록했다. 아쉬운 수치다. 그리고 2023년 첫 등판부터 흔들렸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사진 | 파리=AP연합뉴스


현재는 아쉽지만, 어쨌든 롯데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아야 할 선수다. 래리 서튼 감독은 ‘성장’을 말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면도 있지만, 최소한 ‘퇴보’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도 했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은 더 잘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 후퇴하지는 않았다. 마운드에서 싸우려는 의지를 보였다. 모든 투수들이 성장통을 겪는다”고 짚었다.

이어 “투수들이 성장하려면 첫 번째로 ‘나는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두 번째로 완벽하게 던지는 것보다 볼 배합과 경기 운영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 김진욱도 배우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조던 이야기를 했다. “성공의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 반대로 보면, 누구도 ‘실패’라는 단어를 꺼내기 두려워한다. 좋은 예가 있다. 마이클 조던이다. ‘실패를 많이 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천 번의 실패를 했기에 슛을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패를 통해 배운다.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 실패를 해야 확신이 생긴다. 당연한 과정이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 김진욱도 마찬가지다. 다른 선수들도 같다”고 강조했다.

롯데 서튼 감독이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와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시간’도 언급했다. “미국과 한국의 관점이 다른 것 같다. 미국의 경우 98%가 마이너에서 경험을 쌓고 올라온다. 5~6년씩 걸릴 수도 있다. 한국은 상위 라운드 지명자에게 1~2년의 시간을 준 뒤 ‘왜 성장하지 못하나’ 같은 이야기를 한다. 김진욱은 여전히 젊다. 미래가 밝은 선수다”고 힘줘 말했다.

데뷔 후 19~20살 시즌을 보냈고, 21살 시즌이 이제 시작됐다. 여전히 팀 내 최고 수준의 유망주다. 또래 선수들이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지금까지 1군에서 경험치를 먹은 것만으로도 괜찮은 부분이다. 냉정하게 보면, 아직 풀타임 시즌이 없는 선수다. 감독은 “성장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KBO리그는 아무리 초고교급 선수라도 오자마자 ‘씹어먹을’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한 리그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판이 아니라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아닐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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