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HD현대重 울산조선소, ‘독’도 용접학교도 꽉 찼다

박정엽 기자 2023. 4.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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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HD현대중공업의 전체 작업 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영빈관에서 내려다본 울산조선소는 빈 자리가 없었다.

울산 미포만·전하만 일대 울산조선소에 위치한 10개의 독(dock·선박건조시설)과 진수후 남은 공정이 이뤄지는 안벽은 건조 중인 선박들로 빽빽했다.

한국 조선업의 핵심 먹거리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진수후 안벽에서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는 7척이 우선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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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HD현대중공업의 전체 작업 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영빈관에서 내려다본 울산조선소는 빈 자리가 없었다. 울산 미포만·전하만 일대 울산조선소에 위치한 10개의 독(dock·선박건조시설)과 진수후 남은 공정이 이뤄지는 안벽은 건조 중인 선박들로 빽빽했다.

배의 모습을 갖춘 것만 총 31척. 배의 형태를 갖추기 전의 블럭과 부자재들까지 가세해 조선소는 도로를 제외하고는 가득 찬 상태였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군함을 포함해 46척의 배를 고객들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독 안에서 건조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메인 엔진 2기가 탑재될 부분이 비어 있어 '쌍축선'임을 알 수 있다. / HD현대중공업

한국 조선업의 핵심 먹거리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진수후 안벽에서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는 7척이 우선 눈에 띄었다. 최근 신조가가 척당 2억6000만달러(약 3400억원)에 육박한 점을 고려하면 약 2조4000억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독 안에서 건조 중인 물량 4척을 더하면 총 11척의 LNG운반선이 형체를 갖추고 있었다.

안벽에 위치해 공정률 70~90%에 이른 LNG운반선들은 주로 선가 상승기에 들어서기 전인 2020년 하반기에 수주한 선박이다. 이들이 떠나면 선가 상승이 시작된 2021년도 이후 수주분이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재무제표상 수익성 개선이 눈앞에 온 셈이다.

HD현대의 출발이 된 1번 독은 글로벌 해운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고 있었다. 마무리 단계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척은 미포만과 바깥 바다를 나누는 돌핀안벽에서 시운전 일정 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LNG운반선과 함께 조선소에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핵심 선종이다.

이들은 거대 인공구조물의 대명사가 된 항공모함보다 더 크다.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항공 갑판부 최대 길이가 약 333m인데, 1만4000~1만5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길이가 340~350m에 달한다.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중인 한 LNG 운반선 조타실 내부 전경. 2020년 하반기 수주한 배로, 약 75%의 공정이 진행된 상태였다. / HD현대중공업 제공

3번 독에서는 암모니아 운반용 잠재력 때문에 인기가 더 높아진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도 건조중이었는데, LNG선과 달리 사전 제작해 탑재하는 검은색 육면체 모양의 초대형 LPG 탱크는 하나하나가 대형빌딩과 같은 모습이었다. 배 한 척당 5개씩 들어가는 LPG 탱크는 LPG운반선 인기가 많아지면서 울산조선소 내에서 자체 제작하는 물량 외에도 외부 협력사 제작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의 심장인 대형엔진 등을 제작하는 엔진기계사업부는 주문이 급증해 조선소내 유휴공장을 활용해 제작공간을 늘렸다. 엔진기계사업부는 점유율 세계1위로 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 3사 외에도 경쟁 조선소까지 엔진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LNG운반선이나 컨테이너선 등이 1만5000마력급 메인엔진과 프로펠러 등을 각각 2개씩 장착한 고사양 선박인 쌍축선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아져 일손이 더 바빠졌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LNG운반선의 엔진./HD현대중공업 제공

늘어난 일감을 제때 처리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생산인력도 늘고 있었다. 용접 등 현장기술 훈련기관인 기술교육원은 이날 한국인 교육생 150명, 외국인 교육생 40명 등 190명으로 만석이었다. 용접 실습을 위해 마련된 50여석의 부스는 전문테크니션 과정생들로 가득차 있었고, 실습 과정에서 나오는 불꽃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기술교육원은 2018~2021년 4년간 기술연수생을 총 533명 배출했는데, 지난 한 해에만 524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어난 1000명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신영균 조선해양인사총무담당 수석매니저는 “조선업 경기가 좋아졌고, 올해부터 ‘기술연수생’ 과정을 ‘전문테크니션’ 육성과정으로 바꾸고 일부 우수자에 대해 직영 채용을 하겠다고 하면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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