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적으로 고객에 집중하라”… 대안육·스마트 매장 신산업 박차[위기극복, R&D로 돌파구 찾는다]
대안육 ‘베러미트’ 7년째 R&D
美에 자회사 두고 세계시장공략
화장품 독자기술 확보하고 인증
자체 브랜드 통해 연내 신제품
티맵협업 전기차 충전사업 키워
AI 기반 매장은 美·獨서도 찬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세계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꺼내는 말은 ‘신세계 유니버스’와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이 열광할 수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이 새로운 상품, 새로운 서비스와 대화하길 고대하게 만드는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말했다. 또한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며, 고객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신세계 유니버스를 더 넓게,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가 국내 유통업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유통과 정보기술(IT), 미래 먹거리와 대체식품 등에 투자를 이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이른바 ‘디지털 대전환’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고객이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더 반응하는지 등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다.
◇대안육으로 세계 시장 공략 =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 신세계푸드는 지난 2021년 7월 독자 기술로 개발한 대안육(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통해 미래 식품으로 손꼽히는 대안육 연구·개발(R&D)에 앞장서고 있다. 첫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안육 슬라이스햄인 콜드컷(Cold cut)을 선보였다. ‘베러미트’는 고기보다 더 좋은 대체육을 의미한다. 인류의 건강과 동물 복지, 지구 환경에 대해 기여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신세계푸드는 지속 가능한 미래 식품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대안육 시장 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016년부터 R&D를 시작했다.
신세계푸드는 식품 선진국인 미국 본토 공략도 서두르는 모습이다. 베러미트는 지난해 7월 미국에 300만 달러 규모의 자본금을 출자해 100% 자회사인 ‘베러푸즈(Better Foods)’를 설립했다.
대안육 최대 시장인 미국의 선진 R&D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글로벌 대안육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또한, 올해 상반기 내 베러푸즈에 4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등 미국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적극적 투자로 화장품 독자 기술 확보 = 화장품 분야에서의 독자기술 능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앞서가고 있다. 2020년 화장품 기술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투자의 결과로 지난해 12월 제3회 신기술(NET)·신제품(NEP) 인증서 수여식에서 ‘초유 유래 가수분해물을 활용한 미백 화장품 원료화 기술’로 화학·생명 분야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 2월에는 기술혁신센터와 성균관대가 공동연구한 ‘유글레나 유래 엑소좀 모사체의 피부재생효능’에 관한 논문이 재료과학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인터페이스(Advanced Materials Interfaces)’ 2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작, 비디비치 등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통해 해당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연내 선보이기로 했다. 또한, 향후 R&D를 더 강화해 글로벌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독자 소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AI를 활용한 리테일 혁신 = 신세계의 리테일테크 전문기업 신세계아이앤씨는 전기차 충전사업, 인공지능(AI) 기반 매장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리테일테크가 더해진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 충전 사업 ‘스파로스 EV’를 확대 중이다. 스파로스 EV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부터 서비스 운영, 통합 관제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쇼핑, 문화 등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더해 특별한 충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내비게이션 앱 티맵(TMAP)을 통해 스파로스 EV 충전기 상세 위치, 이용 현황, 충전소 길 안내, 간편결제 등의 서비스를 구현하는 사업에도 나섰다.
신세계아이앤씨는 AI 기술을 활용한 리테일테크 사업도 올해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월 26일∼3월 2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유로샵 2023’(EuroShop 2023)에서도 신세계아이앤씨는 독보적인 리테일 매장 기술을 시현,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행사 기간 중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리테일 기업들은 고가의 장비 없이도 부착형 무선 카메라로 고도화된 AI 비전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신세계만의 독자 기술을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경 신세계아이앤씨 R&D 담당 상무는 “신세계는 국내 리테일테크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R&D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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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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