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로 세상과 소통하는 19세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음악, 내겐 전부"

조재현 기자 2023. 4. 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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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연주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제게 음악은 전부입니다."

오는 7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개최하는 사회공헌 음악회 무대에 서는 발달장애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19·화성나래학교)군에게 각오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공군의 연주를 진지하게 듣던 츠베덴 음악감독은 공군을 아주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소개했다.

서울시향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행복한 음악회, 함께!'를 통해 공군을 지도해 온 서울시향 최해성(바이올린) 단원은 되레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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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시향 사회공헌 콘서트서 멘델스존 협주곡 연주
"바이올린 켜면 좋은 생각 들고 마음 차분해져"
'서울시향이 드리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 협연자로 무대에 오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공민배군이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2023.4.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멋진 연주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제게 음악은 전부입니다."

오는 7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개최하는 사회공헌 음악회 무대에 서는 발달장애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19·화성나래학교)군에게 각오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멋진 연주란 무엇이냐'는 물음엔 "즐거운 마음이 들어가고, 편안한 마음이 되는 것, 그리고 진정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수많은 취재진 앞이었지만, 공군은 차분하게 머릿속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한 뒤 당찬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공군은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이 드리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에서 서울시향과 협연으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을 들려줄 예정이다.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이 무보수로 지휘봉을 잡는 무대다.

'서울시향이 드리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 협연자로 무대에 오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공민배군이 취재진의 물음에 답변하는 모습. 2023.4.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5일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만난 공군은 음악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바이올린을 켤 때면 "좋은 생각이 들고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했다.

다섯 살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은 공군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수준급 바이올린 실력을 갖추게 됐다. 처음엔 피아노를 배웠지만, 열한 살 때 바이올린을 잡았다.

공군은 그저 "바이올린이 더 재밌고, 즐겁다"고 했다. 이는 매일 4~5시간씩 개인 레슨을 소화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이렇게 연습해도 전혀 힘들지 않다고 강조했다.

공군은 이날 멘델스존 협주곡 1악장의 일부를 취재진 앞에서 선보였다. 그는 곡에 대한 느낌을 묻자 "우아하고 감미롭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이 드리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 협연자로 무대에 오르는 공민배군의 연주를 지켜보는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 2023.4.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공군이 연주에 빠져들 때쯤 츠베덴 음악감독이 연습실로 들어왔다. 약속되지 않았던 만남에 공군은 츠베덴 음악감독과 눈을 맞추며 밝게 웃었다.

공군의 연주를 진지하게 듣던 츠베덴 음악감독은 공군을 아주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소개했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진행한 1시간가량의 리허설 때도 배려의 의미로 템포를 늦췄는데 공 군이 되레 '템포를 맞춰달라'고 요구했다"며 웃었다. "리허설은 성공적이었요. 저는 민배 군의 연주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츠베덴 음악감독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공연 수익금도 모두 장애 아동을 돕는 데 쓰인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아내와 함께 모국 네덜란드에 자폐 아동을 지원하는 파파게노 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악기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훌륭한 소통의 수단"이라며 "이번 콘서트는 일반 공연처럼 관객들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시민들에게 다가가려는 특별한 공연"이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군. 2023.4.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공군의 어머니 임미숙씨는 음악의 힘을 강조했다. 방과 후 아이를 맡길 목적으로 보냈던 학원에서 아이가 악기를 접하며 달라진 게 많다며 같은 아픔을 겪는 부모들에게 음악을 추천했다. 잘하든 못하든 악기를 가르쳐 보라는 것이다.

"악기를 배우기 전에는 너무 예민해서 귀를 꼭 막고 다녔어요. 사람들과 눈을 맞추는 것은 상상도 못 했죠. 그런데 지금은 사람을 쫓아다니면서 인사도 하고 그래요. 10점이 만점이라면 8점까진 온 것 같아요. 일 때문에 맡겼지만 음악이 정말 아이를 살렸어요."

서울시향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행복한 음악회, 함께!'를 통해 공군을 지도해 온 서울시향 최해성(바이올린) 단원은 되레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직업으로서 음악을 할 때 힘들고 짜증 날 때가 많은데, 정말 음악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민배군을 보며 얻는 게 더 많아요. 이런 프로젝트가 있어 기쁘고, 오래 이어졌으면 합니다."

바이올린 연주를 마치고 밝게 웃는 공민배군. 2023.4.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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