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딸 사망 재판에 권경애 변호사 불출석…패소·비용 뒤집어쓴 母

'조국흑서' 저자, 변호 맡은 재판 3차례 불출석 논란

ⓒ News1 DB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딸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겠다며 재판에 나선 어머니가 있다.

하지만 변호사의 있을 수 없는 불성실로 재판에도 지고 소송비용까지 물어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의 변호사는 '조국흑서' 공동저자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권경애 변호사.

권 변호사는 2016년부터 고(故) 박주원양 어머니 이기철씨가 서울시 교육감과 가해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변호인을 맡았다. 1심에서 일부 승소했으나 2심에선 원고가 항소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판단을 받아 패했다.

이는 권 변호사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차례나 항소심 재판에 불출석, 민사소송법에 따라 원고가 항소를 취하한다는 의사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패소 사실도 무려 5개월이나 지난 최근에야 알게 됐다는 이기철씨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서울시 교육청이 '1·2심에 들어간 소송비용을 물어내라'는 "서류가 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권 변호사가 재판 불출석에 대해 "첫 번째는 쓰러져서 못 갔고, 두 번째는 날짜를 수첩에 잘못 적어놔서 못 가 '그렇게 두 번을 못 가서 취하가 됐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제가 알아보니 두 번이 아니고 세 번이었다"고 분개했다.

그 결과 "1심에서 일부승소로 처리되고 끝났던 게 패소로 처리가 되고 나머지는 취하로 처리가 됐다"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기철씨는 소송 비용 등에 대한 권 변호사 반응과 관련해선 "(서류가) 오면 자기한테 전화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변호인 불출석으로 재판에 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권 변호사로부터 일체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가 2020년 9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진중권 전 교수, 김경율 회계사, 권경애 변호사, 서민 교수, 강양구 과학전문기자 겸 지식큐레이터 등의 대담집으로, 조국 사태나 586세대 등을 비판하면서 현재의 진보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현재 권 변호사는 언론사와 접촉을 피하고 있으며 SNS도 비활성 조치한 상태다.

고 박주원양은 2012년부터 학교폭력을 겪다가 2015년에 세상을 등졌다.

어머니는 "학교에서는 딸에게 전학을 권유했고 경찰도 '딸이 고소를 원하지 않는다'며 고소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딸이 사망한 뒤 "경찰은 '의심이 가는 아이는 있는데 물리적인 폭력(증거)을 찾지 못해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며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