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모두가 진행자”…예천 풍정라디오 ‘인기’
[KBS 대구] [앵커]
예천의 작은 시골 마을에 가면 조금 특별한 라디오 방송국을 만날 수 있습니다.
라디오 진행자가 다름 아닌 주민들인데요,
마을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지홍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로당 한 켠에 헤드셋을 쓴 어르신들이 옹기종이 모여 앉아 있습니다.
풍정마을 주민들이 참여하고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국 미니 스튜디오입니다.
["산에 불은 났는데, 우리가 끄러 갈 수도 없고 보는데 애만 타고."]
마을 주민 80여 명, 평균 나이 83세.
방송은 프로그램 명도, 대본도, 진행자도 없습니다.
주민 누구나 말하고 싶을 때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이나 시집 오던 날의 옛 추억부터 옻나무를 베다 알레르기 앓던 일상까지 소재 제한도 없습니다.
[정선희/예천군 풍정리 : "어르신들이 너무 표정이 밝고 좋다고 (제작진들이) 우리 동네랑 꼭 해보고 싶다고 해서."]
주민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라디오는, 실제로 지난 3년간 FM 주파수로 지역 송신소를 통해 방송을 했고, 주파수를 반납한 지금도 온라인 방송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풍정라디오로 조용했던 마을은 웃음꽃이 피고, 주민들은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손순희/예천군 풍정리 : "지금은 이렇게 활기차고 웃고 (우울증)약도 안 먹어요. 이 방송 때문에 새 생명으로 살아나는 기분이에요."]
예천군은 국비를 들여 최근 어엿한 방송국까지 세웠습니다.
이곳이 청년들도 함께하는 거점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상배/예천군 풍정리 이장 : "(젊은 층은) 인건비를 지원받고 꿈을 키워갈 수 있고, 또 우리 동네는 영상으로 나와서 담을 수 있고."]
["노래 한 곡 들으러 오이소, 빨리 빨리 오이소."]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김지홍 기자 (k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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